지난달 28일, 호주 전역의 유부남, 유부녀, 혹은 연인을 두고 있는 이들은 등줄기에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차 문틈에 민망한 내용의 쪽지와 함께 속옷이 매달려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해당 속옷은 불륜의 증거물이 아니라 속옷 회사의 바이럴 마케팅이었다.
영국 데일리스타는 2일(현지시간) 수백 명의 운전자가 차에서 발견한 쪽지와 속옷에 대해서 보도했다. 쪽지에는 “안녕 자기?(·’Wild Thing’은 ‘스릴을 즐기는 사람’을 뜻함) 어젯밤에 이거 우리 집에 두고 갔더라”라고 쓰여 있었고 쪽지 옆에는 G 스트링(둔부를 대부분 노출하는 속옷·수영복)이 매달려 있었다. 쪽지 하단에는 속옷을 남기고 간 사람으로 추정되는 ‘날라’라는 이름이 쓰여 있었다.
이 해괴한 쪽지와 속옷은 바로 지난달 28일 출시한 란제리 브랜드 ‘날라’의 바이럴 마케팅 전략이었다. ‘바이럴 마케팅’은 특정 매체를 접한 누리꾼들이 전파 가능한 매체를 통해 자발적으로 기업의 제품을 홍보하도록 하는 마케팅 방식이다. 실제로 쪽지와 속옷을 발견한 사람들이 소셜미디어(SNS)로 몰려들면서 날라는 급속도로 입소문을 타게 됐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날라 측은 이후 입장문을 통해 총 1000벌의 속옷이 이번 마케팅에 쓰였으며, 앞으로도 더 많은 운전자가 ‘무료 속옷’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입장문 말미에는 “날라는 친환경 직물을 사용한 저렴하고 세련되며 편안한 속옷이다. 첫 주문 시 30일 이내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100% 환불해 드린다”라는 틈새 홍보 문구가 적혀있기도 했다.
대부분의 누리꾼은 날라의 기발한 마케팅 아이디어에 재밌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오늘 아침에 아내가 나랑 같이 출근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