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스마스 케이크 ‘가짜 기부’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던 이탈리아 유명 인플루언서가 수사 대상에 오르고 주요 기업들로부터 광고가 끊기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17일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인플루언서 키아라 페라그니(36)는 지난달 이탈리아 반독점 당국(AGCM)에 의해 벌금 107만5000 유로(약 15억3951만원)가 부과된 데 이어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페라그니는 지난달 크리스마스 ‘팡도르’ 케이크를 홍보하면서 판매금이 이탈리아 토리노에 위치한 어린이 병원에 기부될 처럼 팔로워들을 속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페라그니의 디자인 라벨이 붙어있는 ‘팡도르 핑크 크리스마스’는 베이커리 업체 ‘발로코’에서 제조·판매한 제품이다. 이 케이크의 가격은 14 유로(약 2만원)로 일반적인 팡도르(약 6 유로)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판매됐다.
하지만 기부 방식은 페라그니가 홍보했던 것과 달랐다. 발로코가 케이크 출시 몇 달 전 병원에 5만 유로(약 7141만원)를 기부한 것이 전부였다. 페라그니는 케이크 홍보금으로 100만 유로(약 14억2825만원)를 받았지만 아무런 기부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탈리아 밀라노 검찰은 페라그니와 케이크 제조·판매업체 ‘발로코’를 가중 사기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한때 인스타그램에서 약 30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했던 유명 패션 인플루언서인 페라그니는 팬과 광고주들에게도 외면을 받고 있다.
페라그니의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수는 이전보다 50만 명 넘게 줄었다. 또 코카콜라 등 주요 기업이 페라그니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번 사건의 여파로 인플루언서들의 광고에 대한 규제까지 강화됐다.
가디언은 이탈리아 통신 당국(AGCOM)이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한 규제를 확대했다고 전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AGCOM은 다양한 소셜미디어에서 통합 팔로워 수 100만 명 이상을 확보한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이탈리아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는 광고성 콘텐츠를 게재하는 경우 이용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명확히 표시·공지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최대 60만 유로(약 8억7441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