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본고장 피렌체를 방문한 한 여성 관광객이 동상에 올라가 음란 행위를 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됐다.
18일(현지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 ‘웰컴투피렌체(Welcome To Florence)’에는 한 여성 관광객이 술의 신으로 불리는 ‘바쿠스’ 조각상과 입을 맞추거나 성관계를 연상하는 동작을 취한 모습이 올라왔다.
바쿠스는 술의 신으로 그리스 신 디오니소스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해당 조각상은 16세기에 만들어진 원본 작품의 복제품으로, 유명 관광지인 베키오 다리 인근에 있다. 진품은 바르젤로 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피란체를 디즈니 월드로 만들려고 몇 년간 노력한 결과물이다”, “링컨 동상에서 저랬으면 어떨 것 같냐”, “범인이 누군지 찾아 체포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탈리아의 문화유산을 홍보하는 협회인 콘쿨투라의 파트리치아 아스프로니 회장은 “무례하고 야만적인 행동이 반복되는 것은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며 “싱가포르처럼 엄격한 통제와 엄청난 벌금,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렌체 고고학자 안토넬라 리날디는 “관광객은 환영받아야 할 존재지만 그들은 우리의 예술 작품을 존중해야 한다. 그것이 원본이든 복제품이든 말이다”라며 “비록 내가 비난하는 이 여성 관광객이 그 차이를 알고 있을지 의심스럽긴 하다”고 비판했다.
피렌체에는 지난해 6월과 9월 사이에 약 15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3개월간 방문한 관광객 수만 해도 피렌체 인구 약 38만명의 4배가 넘는다.
이에 따라 지역 주민들은 좁은 골목길이 인파로 뒤덮여 통행에 어려움을 겪는 등 여러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뿐 아니라 세계 각지 관광 도시도 ‘오버 투어리즘(관광객 과다로 인한 혼란)’ 문제를 겪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장은 5년 안에 도시에서 단기 관광객 임대업을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베네치아나 일본의 후지산과 같은 여러 인기 관광 지역은 숙박객 수를 제한하기 위해 관광객들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