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서 발생한 헤즈볼라 삐삐·무전기 폭발 이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국방부 고위 당국자 등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 내부에서는 레바논에서 발생한 삐삐 폭발 등 사건 이후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지상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방부에서는 이미 로이드 오스틴 장관이 지난 16일 고위 당국자들에게 이스라엘의 레바논 내 지상전 개시에 관해 우려를 전달했다고 한다. 17~18일 수백 건의 삐삐·무전기 폭발 사건이 발생하기 전이다.
미국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WSJ에 “이 문제가 통제 불능으로 치닫는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WSJ은 “레바논에서의 노골적인 공격 이후 (미국 국방부 내부에서) 지상전에 대한 경계심이 강화됐다”라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최근 며칠 동안 가자 지구에서 작전을 수행한 낙하산 부대 소속 병력을 북부로 이동시켰다고 한다. 해당 부대는 수천 명의 군인으로 구성돼 있다. 그간 제기된 헤즈볼라·이스라엘 전면전 우려가 목전인 것이다.
실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이 임박한 경우 예상할 수 있는 예비군 소집 등 상황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WSJ은 “일단 (지상전) 결정이 내려지면 이스라엘 병력이 대규모 공격을 개시하는 데에는 몇 주가 소요될 수 있다”라고 했다.
다만 WSJ은 미국 국방부 당국자를 인용, “대규모 군사적인 움직임 없이도 이스라엘은 더 작은 규모의 작전을 더 빠르게 지시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헤즈볼라와의 전면전 가능성을 지속해서 열어뒀다.
이와 관련,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18일 X(구 트위터)에 “우리는 전쟁의 새로운 단계 시작점에 있다”라며 “자원과 병력을 북부 지역에 할당하고 있다. 우리의 작전은 북부 공동체의 안전한 귀환”이라고 썼다.
한 미국 국방부 당국자는 긴장 고조를 유발한 삐삐·무전기 폭발을 두고 “뭔가 다른 것을 하기 전에 상황을 형성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서 새로운 군사 작전을 고려 중이라는 인상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헤즈볼라 쪽의 기류도 만만찮다. 이번 삐삐·무전기 폭발 이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복수를 공언 중이다. 다만 이스라엘 당국자는 이번 삐삐 폭발 사건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모스 호호스테인 미국 중동 특사는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승인하지 말라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한 중동 관계자는 WSJ에 “지역이 혼돈을 향하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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