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의 아이콘 중 하나이자 프라이빗 매직 클럽인 매직 캐슬이 성희롱과 인종차별 논란에 휘말렸다.
4일 LA타임즈는 서울 출신의 에드 권 마술사의 이야기로 시작하는 매직 캐슬의 논란에 관한 이야기를 보도했다.
매직 캐슬은 아카데미 오브 매지컬 아트의 클럽하우스로 5천여명의 마술사들과 마술 팬들이 퍼포밍 아트로써의 마술을 지키기 위해 세운 프라이빗 매직 클럽이다.
서울에서 자란 에드 권씨는 매직 캐슬에서 무대를 선 보이겠다는 꿈을 안고 수년간 노력해 2017년 드디어 매직 캐슬에서 꿈에 그리던 데뷔 무대를 갖게 됐다.
하지만 이 순간 권 씨의 꿈과 희망은 예상치 못한 현실에 부딪혀 산산조각이 났다. 매직 캐슬의 오랜 멤버 중 한명이 권 씨와의 브런치 도중 권 씨에게 “권 씨가 손으로 길게 째진 눈을 만들고 전형적인 중국말 같은 ’칭홍홍’ 따위를 섞어 말했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한 것.
이같은 인종차별을 당한 것은 권 씨만이 아니었다.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12명의 전 매직 캐슬 소속 마술사나 게스트들이 매직 캐슬의 매니지먼트, 직원, 퍼포머들, 그리고 아카데미 멤버들이 성희롱이나 성폭력, 성차별, 인종차별 등을 일삼았다고 고발했다.
일부는 법적 소송을 내기도 했지만 일자리를 잃기만 했을 뿐이었다.
LA타임즈는 이를 바탕으로 매직 캐슬 이사장인 랜디 시노트 쥬니어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전했다.
고발자 중 한명인 매직 캐슬 내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했던 스테파니 카펜티어리는 자신이 경험한 매직 캐슬 내 문화를 ‘좀 먹는 회사 문화’라고 표현했다.
카펜티어리는 2019년 근무 당시 버스보이가 수차례 그녀의 가슴이나 엉덩이 등 민감한 신체부위를 만졌다며 상사에게 이를 보고하고 해당 버스보이의 근무처 변경 등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이로 인해 해고를 당했고, 법정에서 버스보이와 그녀의 상사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면서 일이 마무리되었다.
그녀의 진술에 따르면 매직 캐슬은 여성의 목소리를 전혀 믿어주지 않는 분위기였다.
전형적인 남성 위주의 사회로 이들에게 불리한 주장이나 증언이 나오면 무시당하기가 일쑤였다는 것이다.
2011년부터 2019년 사이 매직 캐슬 아카데미는 이 사건을 비롯해 전 직원들에게 평등 고용, 성적 차별과 희롱, 폭력 등과 관련해 4차례 고소를 당했다.
이중 3건은 판결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고 현재 카펜티어리의 사건만 LA 대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카펜티어리는 6년간 열심히 일한 직장에서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적대적인 환경만을 만들어준 매직 캐슬에 배신감을 느낀다고 분노를 표했다.
한편 시노트 이사장은 성명을 통해 “매직 캐슬 이사회는 안전하고 즐거운 환경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사회는 모든 주장과 논란을 심각하고 전문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매직 캐슬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임시 폐업 중이며 다수의 고소와 비난 건수들을 처리하기 위해 로펌을 고용해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사회는 지난 10월 14일 멤버들에게 수개월에 걸친 조사를 끝냈다며 이 문제가 운영진, 사내 문화, 인사, 운영 시스템과 과정 등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며 조직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로펌과 정확히 어떤 문제들을 처리하고 있는 지에 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매니지먼트 컨설팅 회사와 협력해 변화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매직 캐슬은 1909년에 사업가 롤린 B. 래인의 개인 저택이었다가 1960년에 시나리오 작가 밀트 라센에 의해 마술사들을 위한 프라이빗 클럽하우스로 변모했다.
라센의 형제인 빌 라센이 1962년에 마술사 아카데미를 통합시켰고 1963년 문을 열고 운영을 시작해 큰 성공을 거뒀다.
2019년에 2,100만 달러의 총 수입, 139만 달러의 순익을 냈다.
매직 캐슬에서 공연하기 위해서 마술사들은 오디션을 통과해야 하며 매년 800달러 가량의 연회비를 지불해야 한다. 마술사가 아닌 일반 멤버들은 연 1,000달러 이상의 연회비를 내야 한다.
<강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