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을 다시 싸야할 판”입니다.
타운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한인 김성태 과장의 이야기다.
김씨는 최근 높아진 물가 때문에 생활비는 물론이고, 직장생활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코로나 사태 이전만 해도 ‘밥 잘 사주는 상사’로 통했다. 그도 그럴것이 한국문화가 몸에 베인 김씨는 후배들과의 점심식사에서 당연히 밥값을 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김씨는 “동료들은 그렇다고 치고, 후배들과 함께 점심을 할 경우 매우 애매합니다”라고 말하고 “그 동안 내가 많이 사줬는데 이제는 돈을 따로 내자고 하기도 그렇고, 어차피 후배들도 어려운 상황인데 밥 먹자고 데리고 나가서 네 것은 네가내라 할 수도 없고” 라고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김씨는 “요새 커피가 7달러인거 아세요?”라고 오히려 반문했다.
점심을 각자 해결하고, 근처에서 함께 커피라도 마실라 치면 3~4명만 가도 30달러가 커피값으로 지출된다는 것이다.
김씨는 “도시락을 싸 가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물가가 너무 비싸서, 혼자 점심을 먹는다고 해도 일주일이면 100달러가 나가는데 여기에 최근 개솔린 가격까지 상당히 많이 올라서 출퇴근 하기도 겁난다”고 밝혔다.
타운내 사무실들은 이제 거의 모든 사무실들이 재택 근무를 마치고 출퇴근을 하는 추세다. 그렇다 보니 크게 오른 물가를 체감하면서 직장인들이 어려워 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회사의 한인 박모씨는 “처음에야 반갑다고 함께 식사도 하고, 회식도 하고 그랬는데 이제는 회식은 커녕 같이 점심 먹으러 나가기도 겁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라리 회사에서 단체로 도시락 같은 것을 주문하려고 알아봐도 도시락 가격도 만만치 않다”라고 덧붙였다.
물가는 치솟고, 수입은 제자리인 한인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타운에서 근무하는 피터 정씨는 “점심은 트레이더 조 나 마켓에서 파는 점심 도시락 세트를 여러개 사놓고 하루에 하나씩 가지고 나온다”라고 말했다. 정씨는 “하나에 7~8달러 정도라 나가서 사먹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말하고, “남는 시간에 유튜브를 보거나, 개인시간을 갖기도 하고, 다른 일들을 조금씩 더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한인 이씨는 “사무실에 라면 등을 박스채로 쌓아놓고 직원들끼리 점심시간에 함께 먹고 있다”고 말하고 “건강이 걱정되기는 하지만 아침 저녁을 잘 챙겨먹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씨의 사무실에서는 함께 라면과 햇반 등과 반찬 등을 함께 구매해 점심시간에 함께 식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점심을 회사에서 먹었다고 나가서 커피 한 잔 하자는 말도 하기 어렵다. 커피값이 거의 밥값 수준이 되다 보니까 커피도 알아서 각자 해결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직장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커피를 마시던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