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사상 최초로 서울에서 메이저리그(MLB) 공식 경기가 개최된다.
MLB 사무국은 13일(한국시간)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내년 3월 20~21일 서울에서 정규시즌 개막전을 펼친다고 발표했다.
MLB닷컴은 해당 소식을 알리면서 MLB 정규시즌 경기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또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경기가 정규시즌 개막 2연전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샌디에이고에서 뛰는 한국인 타자 김하성이 MLB 정규시즌 경기에 나서는 모습을 서울에서 볼 수 있게 됐다.
MLB 사무국은 서울 시리즈가 열릴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3월 말의 추운 날씨와 우천 취소 우려 등을 피하기 위해 한국의 유일한 돔구장인 고척에서 개최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MLB 사무국과 KBO가 오랫동안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MLB 정규시즌 경기를 서울에서 여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개최지는 고척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MLB 사무국 관계자가 고척스카이돔 현지 실사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고척이 개최지가 될 경우 김하성에게는 서울 시리즈가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갈 전망이다. 김하성은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던 시절 고척스카이돔이 ‘안방’이었다.
MLB 사무국은 야구의 세계화를 꿈꾸며 다른 나라에서 정규시즌 경기를 치르는 ‘월드 투어’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점차 확대하려고 노력 중이다.
앞서 MLB 정규시즌 개막전이 미국이 아닌 나라에서 열린 것은 8차례 있었다.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 2000년·2004년·2008년·2012년·2019년 일본 도쿄, 2001년 푸에르토리코 산후안, 2014년 호주 시드니에서 MLB 정규시즌 개막전이 개최됐다.
서울은 9번째가 된다. 아시아에서는 도쿄에 이어 두 번째로 MLB 공식 개막전을 여는 도시로 이름을 올린다.
1999년 멕시코 몬테레이에서 콜로라도 로키스와 MLB 사상 처음으로 미국 국경 밖에서 정규시즌 개막전을 치른 샌디에이고는 올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멕시코 시리즈에 이어 2년 연속 월드투어에 참가한다.
에릭 그룹너 샌디에이고 구단 최고경영자는 “한국은 풍부한 전통과 열정적인 팬, 현재 샌디에이고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김하성을 비롯해 재능있는 선수들이 있는 대단한 야구의 나라”라며 “샌디에이고 구단은 다저스와 함께 역사적인 2024 서울 시리즈에서 세계 야구 홍보대사로 참가하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김하성도 샌디에이고 트위터를 통해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This is going to be an extra special homecoming for Ha-Seong Kim 🥹 pic.twitter.com/mSFNIjnH6f
— San Diego Padres (@Padres) July 12, 2023
2014년 시드니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개막전을 치렀던 다저스는 10년 만에 두 번째로 미국이 아닌 곳에서 개막전을 치른다.
스탠 캐스틴 다저스 사장은 “박찬호, 최희섭, 류현진 등 다저스에서 뛴 선수들을 포함해 야구 전통과 재능이 풍부한 한국에서 우리 선수들이 기량을 선보일 수 있다는 사실에 설렌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저스 구단은 따로 보도자료를 내고 서울 시리즈에 적잖은 의미를 부여했다.
다저스 구단은 4명의 한국 출신 선수가 ‘다저 블루’ 유니폼을 입었다면서 박찬호(1994~2001년·2008년), 최희섭(2004~2005년), 서재응(2006년), 류현진(2013~2019년)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어 박찬호(2001년)와 류현진(2019년)은 다저스 소속으로 MLB 올스타전에 출전했으며 김병헌(2002년), 추신수(2018년)와 함께 올스타전에 나간 한국 출신 선수는 4명이라고 소개했다.
MLB 사무국은 서울 시리즈를 포함해 내년 4차례 월드투어를 진행한다.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3월 10~11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와 탬파베이 레이스의 시범경기를 실시한다. 또 4월 28~29일 멕시코 시리즈(휴스턴 애스트로스-콜로라도 로키스), 6월 9~10일 런던 시리즈(뉴욕 메츠-필라델피아 필리스)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