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요구하는 것은 정치적 구호에 불과하며, 제한적 핵무기를 허용하는 쪽으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브래드 셔먼(민주·캘리포니아) 연방 하원의원은 19일 한국전쟁 휴전 70주년을 맞아 케이토연구소가 개최한 정책포럼에서 “정치인이나 관료들에게 가장 쉬운 방법은 책상을 두드리면서 그들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일은 없다고 말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셔먼 의원은 “그리고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다”며 “북한은 매일 더 미사일 재료를 모으고 매달, 매년 더 많은 핵무기를 가진다. 미사일 기술은 더 발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연루된 정치인이나 관료 개인에게는 실패가 아니다.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강경한 노선을 고수하면, 그들의 커리어에는 좋은 일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셔먼 의원은 “더 많은 당근과 채찍이, 현실적인 목표가 필요하다”며 “현실적 목표는 북한이 고강도 감시를 받으면서 제한된 숫자의 핵무기를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역시 CVID를 원한다. 하지만 그것은 정치 전략이지 협상 전략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셔먼 의원은 앞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있어 이 같은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면서도 “전임자만큼 이 같은 접근법을 선호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하원 외교위 소속인 셔먼 의원은 올해 3·1절에 맞춰 한국전쟁 공식 종식을 촉구하는 한반도평화법(the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Act)을 발의하기도 했다.
법안은 남·북 관계 개선 및 군사적 긴장 완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등을 천명한 2018년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며, 국무장관이 이를 위해 한국은 물론 북한과 의미 있는 외교에 관여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이다.
국무장관이 한반도에서의 영속적인 평화 협정을 이루기 위한 명확한 로드맵을 보고서 형태로 제출하도록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해당 법안은 문재인 전 대통령 방미 기간이었던 지난 2021년 5월20일 117대 의회에서도 발의됐다. 당시 총 46명의 연방의원이 서명했지만 결국 법으로 제정되지 못하고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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