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사고 싶지만… 아직은 집을 먼저 사야 한다.
아파트 거주자들에게 전기차 구매는 쉽지 않다. 바로 충전 때문이다.
한인타운내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지현씨는 최근 전기차를 리스했다. 아파트와 회사간의 거리가 20마일 이상, 출퇴근만 50마일 정도인 거리여서 전기차를 선뜻 리스한 것이다.
충전은 회사에서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전기차를 구매했고, 회사 주차장에 전기를 연결하는 단자가 있어 120볼트로 충전할 수 있었다. 문제는 주말이었다.
아파트에서는 충전할 곳이 없고, 아울렛을 찾았지만 매니저의 허락은 떨어지지 않았다.
결국 이씨는 주말마다 충전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고, 타운 곳곳의 충전기 위치를 꿰기 시작했다.
LA 시에서 전기차 구매를 유도한다며 거리에 설치한 충전기 근처에는 모두 텐트촌이 형성돼 있고, 외진 곳에 설치돼 있어 이씨는 선뜻 LA 시에서 만든 충전시설을 이용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주말에 이동을 하기 위해서는 인근에 충전소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이제 일이 됐다.
이씨는 “한번은 오하이에 친구와 놀러를 갔다”고 말하고 “현지에 충전소가 7~8개 있는 것을 확인하고 출발했다”고 밝혔다. 오하이가 유명한 관광지도 아니고, 아는 사람들만 가는 곳이기 때문에 충전하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그녀의 판단은 오판이었다.
오하이에 도착한 이씨는 충전기기가 있는 곳마다 차량이 들어차 있는 것을 보고 걱정이 시작됐다.
‘집에 가지 못하면 어쩌지’, ‘가다가 프리웨이에서 멈추면 어쩌지’ 등등등
이씨는 오하이에서 LA로 돌아오는 길에 중간에 찾아 둔 한 쇼핑센터의 충전소에서 두 시간 가량 충전을 했다.
그러기 위해서 오하이에서의 저녁식사를 포기하고 벤추라까지 내려와 식사를 해야했다. 어디에나 있는 쇼핑몰내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이씨는 이후 LA에 무사히 도착하고 월요일 출근하는데까지 가까스로 배터리가 버텨줬다.
이씨는 “전기차 인프라가 더 확대되기 전에는 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에서 100%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면 절대로 전기차를 구매하지 말 것”을 추천했다.
팍 라브레아에 거주하는 한 한인도 “전기차를 구매했다”고 말하고 “파크 라브레아 안에 충전기가 있어서 과감하게 구매했다”고 밝혔다. 이어 “밤마다 차를 기다리고, 충전소를 찾아다니는 일이 잦다보니 다시 팔아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콘도에서도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HOA의 허락을 받아야 하고, 주차장 아울렛을 이용하려해도 HOA의 허락과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의해 7,500달러의 텍스 크레딧을 받고 싶어 전기차를 구매하고 싶은 주민들은 아직 여러 제약이 따르고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