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국 국회의원 선거를 흥미롭게 지켜보았다.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절박함이 매우 인상 깊었던 선거였다.
LA에서도 그러한 마음이 분투하는 곳이 있다. 바로 3년째 노동조합 설립 운동을 하고 있는 우리, 코웨이USA 노동자들이다. 우리는 지난해 1월 노조가 결성됐지만, 절차 상 문제가 발견되면서 전미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재선거를 요청했다.
이후 노동자들은 계속해서 노조 설립을 위해 뛰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노조 결성을 위한 재선거가 있었다. 하지만 11월 30일 개표 과정에서, 사측이 투표용지 60여개에 대해 개표를 기각하는 요청을 했다. 사측은 투표용지에 적힌 서명이 실제 직원의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후, 사측은 대부분의 표에 대해 기각 요청을 취하했고, NLRB도 해당 표가 집계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13표에 대한 청문회가 지난달 25일과 26일 열린 것이다.
평범한 직원이 기업을 상대로 한 청문회에 직접 나와 증언하기란 쉽지 않다. 회사의 미움을 살 수 있고 회사의 보복으로 생계의 위협을 받을 수 있다. 과연 몇 명이 청문회에 나와 증언할까?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출석을 요구 받은 직원 대부분이 청문회에 나와야, 노조 결성 가능성이 겨우 열릴 수 있었다.
청문회 첫날, 다행히 직원 다수가 NLRB에 출석했다. 투표용지에 적힌 서명이 자신의 것이 맞다고 답했다. 한 직원은 그날 컨디션에 따라 서명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종이에 글 쓰는 일이 드물지 않은가. 하지만, 사측은 필적 검증 전문가를 고용해 직원의 주장을 반박했다.
어떻게 수십 년 간 동고동락한 직원의 서명마저 믿지 못할까?
보통 시간 당 700달러가 넘는 고가 변호사와 비싼 비용이 드는 전문가를 고용하는 대신, 직원의 복지를 향상했으면 어땠을까.
청문회는 지루하게 이어져 다음날에도 열렸다. 일부 직원은 가족의 갑작스런 건강 문제로 시간을 내기 어려웠지만 출석했다. 병가 중이던 직원도 증언대에 섰다. 우리는 이들을 밤낮 없이 설득했고, 출석을 주저하던 동료들도 큰 용기를 냈다. 자신의 서명마저 무시 당하는 현실, 법정에 통역가가 배치됐지만 자신의 감정과 의견을 100% 전달하지 못하는 상황, 그나마도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적은 상황 속에도 우리는 용기를 냈다. 모두들, 잃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청문회 결과는 머지 않아 나올 것이다. 판단은 이제 NLRB 심사관의 손에 맡겨졌다.
<박은애 코웨이 USA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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