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아시아계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전당대회를 치르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계 민주당원들은 뿌듯함과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전국위원회(DNC) 아시안아메리칸태평양계(AAPI) 코커스는 전당대회 이틀차인 20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메리어트호텔에서 언론 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주정부 법무부 장관과 하원의원, 상원의원, 대의원 등 민주당 내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아시아계 민주당원들이 참석했다.
필리핀계, 중국계, 태국계, 인도계, 대만계, 한국계 등 각자 뿌리는 달랐으나 이들은 ‘아시아계 미국인’으로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인도인 어머니와 자메이카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대권에 도전하는 것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필리핀계 미국인인 마리아 세르바니아 노스캐롤라이나주 주하원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은 아시아계이고, 아시아인 엄마 슬하에서 컸기 때문에,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우리가 겪고 있는 일을 매우 친숙하고 가까이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직자로서 기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겪고 있는 복잡한 문제들을 백악관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같은 인도계인 프리아 순다레샨 애리조나주 주상원의원도 “전날 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연설에 대한 청중의 반응은 여성 대선 후보를 보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지를 잘 보여줬다”며 “이번에는 그에 더해 유색인종 여성이라는 점에서 우리에게 정말 큰 기회가 열렸다”고 말했다.
한인 민주당원들 역시 비슷한 기대를 품고 있다.
뉴욕에서 정치전략가로 활동 중인 한국계 미국인 앨버트 서씨는 “해리스 부통령은 하프 인도계기에 완전한 백인도, 흑인도 아닌 미국인에 대해 이해하고 있다. 때문에 저처럼 이곳에서 태어났지만 그냥 한국인도 아니고 미국인도 아닌 미국인 아이들에게 큰 의미를 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카멀라 해리스의 리더십을 통해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우리가 미국의 일부이며, 충분히 인정받고 있으며 우리의 목소리를 낼 권리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시아계에는 정말로 큰 동기부여를 주는 순간”이라고 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표심이 전체 결과를 바꾸어놓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시아계 유권자 숫자가 늘고, 투표율까지 높아지는 추세라 이제는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한다. 더욱이 박빙 승부가 펼쳐지는 경합주에서 아시아계 유권자의 존재감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부대행사에서도 AAPI 코커스 회의가 두차례나 열린다. 전날에는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직접 회의장을 찾아 지지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서씨는 “미 전역에서, 특히 뉴욕, 캘리포니아, 미시간, 조지아 같은 곳에서 아시아계가 아닌 선출직 공직자들이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