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신음하던 한인타운 호텔과 요식업소들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다. 연말을 맞아 단체 모임과 예약이 급증하면서 업계에는 오랜만에 바쁜 연말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한인타운 내 한 호텔의 A 매니저는 “최근 몇 년간 경험하지 못했던 가장 활발한 연말 분위기”라며, “작년과 비교해 올해 연말 모임 예약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몇 년간 많은 단체들이 연말 행사를 취소하거나 아예 계획조차 세우지 않았는데, 올해는 연말까지 예약이 꽉 찼다”며, “오랜만에 직원들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이 많아지면서 수익도 증가하기 때문에 파트타임 직원들에게도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호텔의 B 매니저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회원 수가 적은 단체들은 최근 몇 년간 연말 행사를 간단한 점심 모임으로 마무리하곤 했는데, 올해는 대부분의 단체가 정식으로 저녁 모임 예약을 해주고 있다”며, “비용 부담이 있겠지만 호텔 입장에서는 매우 감사한 일”이라고 전했다.
단체 연말 모임의 열기는 2차 모임으로 이어지면서 한인타운 내 술집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한 술집 매니저 캐빈 성 씨는 “최근 양복 차림으로 방문하는 손님들이 많아졌다”며, “연말 모임을 마친 후 2차로 가볍게 맥주 한잔을 즐기러 오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과는 다르게 올해는 젊은 층의 모임이 많아졌고, 아예 우리 술집에서 단체 모임을 진행하는 경우도 늘었다”며, “연말까지 단체 예약이 이미 꽉 찼다”고 말했다. 이어 “요식업은 경기를 가장 많이 타는 업종인데, 연말 분위기가 살아나서 그저 감사할 뿐”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러한 활기는 교통업계에도 반가운 소식이다. 우버와 한인택시 운전을 겸하고 있는 단 한 씨는 “그동안 한인타운에 들어갈 일이 많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콜이 부쩍 늘었다”며, “오랜만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말에는 가족과 함께하기 힘들지만, 직업이 직업인 만큼 늦게까지 일하면서 가정 경제를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여전히 한인타운 경기가 완전히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연말 모임 수요가 확실히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연말 특수를 맞아 활기차게 움직이는 한인타운의 모습이 침체된 지역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고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