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한인타운에서 여러 식당들을 운영하며 ‘한인타운의 백종원’으로 불리던 유명 한인 요식업 사업가가 수개월째 외상 대금과 투자금을 정산하지 않은 채 사실상 잠적해, 한인 사회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요식업 사업가로 몇년 전부터 한인 사회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K씨는 팬데믹 시기 한인타운에서 운영하던 S 주점이 큰 인기를 끌며 사업가로서 주목을 받았고, 이후 반찬 납품, 케이터링 서비스, 식당 프랜차이즈까지 외식 사업 전반에 걸쳐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SNS 마케팅을 활용해 ‘성공한 셰프’ 이미지를 구축했고, 결혼식과 골프 모임, 교회 행사 등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케이터링 서비스도 제공해왔다.
하지만 최근 SNS 플랫폼 스레드(Threads)에 올라온 폭로 글에 따르면, 그는 오랜 기간 거래한 벤더들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연락을 끊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해당 글을 올린 한 거래처 관계자는 “4년 이상 거래하며 점점 외상대금을 지급하지 않더니 마지막에는 수만 달러의 금액을 남기고 사실상 연락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찔끔찔끔 돈을 보내오며 시간을 끌었고, 이제는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돈을 빌린 정황이 있다”고 덧붙였다.
식자재를 납품했던 업체인 T사 관계자도 이 사업가로부터 수년간 10만 달러 이상의 외상대금이 밀려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소송을 제기할 생각도 했지만, 관계를 유지하며 달래는 방식으로 외상대금의 절반 이상을 수년에 걸쳐 조금씩 받아냈다”며 “하지만 여전히 4만 달러 정도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T사 관계자에 따르면, K씨는 식당 개업 시 투자금을 모은 뒤 본인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명의로 가게를 여는 경우가 많았고, “20만 달러 이상 투자금을 떼인 사람도 있을 것”이라는 말도 전했다.
그가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던 식당 중 일부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소유권이 넘어간 것으로 알려졌고, S 마켓과의 납품 계약도 최근 중단된 상태로 확인됐다.
그가 직접 운영한다고 홍보하던 여러 매장도 실질적으로는 본인의 소유가 아니었거나 파트너십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피해자들은 단순한 금전 피해를 넘어 사기 피해를 주장하고 있다.
K씨는 최근까지도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준비 중이라는 말을 주변에 흘렸지만, 현재는 전화와 메시지 등 모든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그를 아는 지인들조차 “몇 주째 소식이 끊겼다”고 말한다.
한 교회 관계자는 “그가 평소 성실하고 인맥이 넓은 이미지였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안심하고 거래했을 것”이라며 “이제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공동으로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10여 명 이상으로, 외상 대금, 투자금, 인건비 등 피해액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피해자는 공동 대응을 위한 법적 조치도 검토 중이다.
5월 9일 이후 소셜미디어 활동을 전면 중단한 K씨에게 11일 K씨의 연락처로 전화를 했지만 K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