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 상승이 세차장 가격도 흔들고 있다.
한 번 세차에 기본 30달러, 팁까지 포함하면 40달러가 넘는 게 요즘 한인타운 세차장의 풍경이다.
최근 토랜스에 사는 한인 이상민씨는 “주말에 코스코에서 세차용품을 사들였다”며 “예전엔 점심시간 짬을 내서 세차장을 갔는데, 이젠 그마저도 망설여진다”고 말했다.
이씨는 “얼마 전 세차장에서 평소처럼 ‘베이직 서비스’로 부탁했는데 계산대에서 36달러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저 베이직 신청했는데요?”라고 묻자 돌아온 답은 “저희 가장 저렴한 서비스가 36달러입니다”였다.
세차장 매니저는 “요즘 손님들이 많이 놀라신다. 언성 높아지기도 한다”며 “우리도 어쩔 수 없다. 최저임금, 수도세, 전기세, 세금까지 안 오른 게 없다”고 말했다. “타 세차장들 가격 조사 다 해보고 인상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씨는 결국 세차비로 36달러를 지불하고 팁으로 5달러까지 더 얹었다. 총 41달러. “세차 한 번에 40달러 넘게 쓰니, 당연히 셀프세차 생각나더라. 그래서 코스코에서 이것저것 사게 됐다”고 털어놨다.

한인타운의 세실리아 박씨는 “콘도에 살아서 집에서 세차할 공간도 없고, 세차장은 갈 수밖에 없는데 값이 다 올랐다”며 “요즘은 셀프세차 가능한 곳만 골라간다”고 말했다.
토랜스에서 클래식 세차장을 운영하는 A씨도 “가격이 오르니 손님이 줄었다. 그런데 차가 많이 와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예전엔 닦는 직원이 20명 넘었는데, 지금은 10명 남짓이에요. 이민 단속 여파로 직원들이 나오질 않아요. 설사 10명이 남아 있어도 쉬는 사람이 있다 보니 더 힘들죠.”
세차장도, 고객도, 일할 사람도 모두 줄고 있다.
한인 조앤 김씨는 “차를 자주 닦는다고 해서 더 깨끗이 타는 것도 아니다. 세차를 덜 하게 된 건 확실하다”며 “요즘 주위에서 셀프세차 용품 사는 사람들 진짜 많아졌다”고 말했다.
생활비는 오르기만 하고, 월급은 그대로다. 세차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시대, 한인들 사이에 조용한 ‘셀프세차 붐’이 일고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