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한인타운의 CXU Gallery에서 플러튼 트로이 고등학교 12학년 최리아(Ria Choi)의 첫 개인전 ‘Dinner is Not Over’가 열렸다.
이번 전시는 최리아가 성장 과정에서 경험한 완벽주의와 성취, 그리고 그 끝에 남은 공허함을 시각적인 설치 작품으로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풍요와 성공을 상징하지만, 그 안에는 공허함이 있다”
전시의 중심작인 ‘Dinner is Not Over’는 고전 그리스 신화 속 ‘풍요의 뿔'(cornucopia)에서 영감을 얻은 대형 설치 작품이다.
겉으로는 화려한 만찬의 식탁처럼 보이지만, 식탁 위에는 텅 빈 물고기 뼈대가 놓여 있고, 바닥에는 상장과 트로피, 그리고 작가가 실제로 받은 각종 성취의 흔적들이 흩어져 있다.
작품 앞에서 최리아는 작품의 구조를 직접 설명했다.
“이 작품은 성취를 표현하고 있어요. 그리고 여기 보이는 형태는 ‘코르누코피아’를 나타낸다. 그리스 신화 속 상징으로, 풍요와 번영, 성공을 의미한다. 이 등뼈 구조는 그 상징을 닮았다. 그리고 이쪽은 식탁처럼 꾸며져 있고, 바닥에는 제 개인적인 성취들이 놓여 있다.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우정, 가족 같은 것들이다.” 고 말했다.
이어 바닥에 흩어진 오브제들에 대해서는 “여기에는 학업이나 지역사회 봉사로 받은 상장들도 있고, 예술 관련 성취물들도 있다. 이 작품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한 뒤에도 느껴지는 공허함과 어떤 ‘빈자리’ 같은 감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끝나지 않은 식사처럼 완벽을 좇는 마음”
작품 제목인 Dinner is Not Over는 “완벽을 추구하는 식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만찬이 끝나지 않은 상태, 그러나 더 이상 먹을 수도 없는 상황은 작가가 오랫동안 느껴온 끝없는 자기검열과 압박감을 상징한다.
작품 속 빈 의자와 버려진 냅킨은 식탁을 떠난 인물의 흔적이자, 작가가 스스로를 다그쳐온 시간의 잔여물이다.
작품 전체는 성취의 화려함 속에 감춰진 인간의 감정, ‘공허함’이라는 진실을 드러낸다.
전시에는 이외에도 세 점의 작품이 함께 소개됐다.
‘Stars Burn Out’은 금색 붕대로 감긴 손이 닿지 않는 별을 향해 뻗는 장면을 통해 야망과 상처를 표현했다. ‘Follow The White Rabbit’은 회전목마 위 장식된 동물들을 통해 현대 사회가 쫓는 허구적 이상을 묘사했다. ‘Be Wherever You Are’는 흐릿하게 분절된 얼굴 이미지와 음성 설치를 결합해 완벽주의가 자아를 왜곡시키는 과정을 탐구했다.
최리아는 이번 전시에 대해 “무언가를 이루고 나면 늘 기쁨만 있는 게 아니었다. 성취의 순간마다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고, 그 속에서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 라고 말했다.
<김상목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