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미 이민당국에 구금된 한국인 대부분이 11일(현지 시간) 귀국 비행기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측과 담판에 나선 조현 외교부 장관은 구금된 이들이 미국 재입국시 불이익이 없도록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10일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지금 구금상태에 계신 국민이 내일 전세기를 타고 귀국하고, 또 그런 과정에서 수갑(착용) 등 일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합의했다”며 “이분들이 다시 미국에 입국해 일하는데도 아무 문제가 없도록 한다는 것도 확약받았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그러면서 “보다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우리 투자에 맞춰 새로운 비자 카테고리를 만들고, 우리 기업 인원들이 미국에 방문해 와 작업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미 국무부와 외교부간 워킹그룹을 만들어 새로운 비자 형태를 만드는 것을 신속하게 협의해나간다는 것까지 다시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 4일 조지아주 엘러벨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급습해 한국인 317명을 포함한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이에 조 장관은 우리국민 석방 논의를 위해 지난 8일 밤 워싱턴DC에 도착했고, 이날 오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했다. 당초 9일 회담을 요구했으나, 미측 사정으로 이날에야 면담이 이뤄졌다고 한다.
조 장관은 이날 “정말 무거운 마음으로 왔다. 300여명의 우리 국민이 시설에 갇혀있다보니, 어떻게 해야하나. 초유의 사태 아닌가”라며 “미국에 우리의 불만과 국민의 분노를 전달할지 매우 크게 고민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어제는 현장과 실시간으로 얘기하고, 기업 대표들과 얘기를 나눴으며 미 정부 여러 인사와 메시지를 주고받았다”며 “오늘 오전에 루비오 장관과 회담했는데 여러가지로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또 “지난번 정상회담이 아주 순조롭게 잘 됐고, 정상간 신뢰관계가 쌓였기 때문에 이번 일이 이렇게 풀릴 수 있지 않았나 분석한다”며 “왜 이렇게 됐는지에 대해 여러 음모론 같은 얘기도 나오지만, 그것은 시간이 지나고 잘 분석해봐야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구금된 한국인들을 태운 전세기는 오는 11일 정오께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공항에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시간으로는 12일 오전 1시께 전세기가 출발, 같은 날 오후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구금된 한국이 317명 중 316명과 외국 국적자 14명 등 총 330명이 전세기에 탑승할 예정이다. 한국인 1명은 개인 사정으로 미국에 남기로 했다.
이들은 내일 중 구금시설에서 한국 측 버스를 타고 조지아주 애틀랜타 공항으로 이동해 전세기에 탑승할 예정이다. 버스는 전세기와 마찬가지로 관련 기업들이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