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해 대한항공을 보유한 한진칼과 구체적인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12일(한국시간) 동아일보가 보도했다.
이날 동아일보는 KDB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을 한진칼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한진칼이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나서고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활용하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투자하고 한진칼은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확보해 인수가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다.
동아일보는 자회사 매각(금호리조트 등)과 구조조정, 감자 등 서둘러 추진된 아시아나항공 재무구조 개선 조치들이 결과적으로 매각을 위한 일련의 절차였다고 업계가 평가하고 있으며 주력 사업이던 항공 관련 분야만 넘기기 위해 군더더기를 빼는 작업이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항공 업계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당장은 사업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조원태 회장 체제 한진그룹이 경영권 분쟁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 동아일보의 진단이다.
국영은행인 산업은행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이뤄지는 기업 인수·합병이기 때문이다.
사업적 리스크를 감안하고 아시아나항공을 ‘떠안는’ 한진그룹은 자연스럽게 산업은행을 강력한 ‘우군’으로 포섭하게 되는 셈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아시아나항공 매각 실패로 구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항공사업을 영위하는 한진그룹에 편입되기 때문에 매각 명분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관련 사업 경험이 풍부한 한진그룹은 향후 회사 운영과 경영 측면에서 보면 최적 매수 대상기업으로 볼 수 있다”며 “한진그룹 역시 경영권 분쟁이 예고된 상황에서 산업은행이라는 강력한 우군을 얻어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모두 긍정적인 인수·합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해온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는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설에 대해 고객 피해와 주주·채권단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KCGI는 이날 ‘한진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입장’을 내고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 채 현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대책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서재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