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지사의 소위 ‘백제발언’으로 더불어 민주당 경선판이 지역주의의 망령에 휩싸인 가운데 이 지사뿐 아니라 김두관 의원의 지역주의 발언이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김두관 의원은 이재명 지사의 ‘백제 발언’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사실상의 ‘호남후보 불가론’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호남 유권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27일 김 의원은 뉴시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역주의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호남이 없어도 정권을 재창출해내기 어렵지만 영남에서도 상당수 국민의 선택을 받지 않으면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표면적으로 지역주의에 반대한다고 하고 있지만 사실상 자신이 영남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영남 출신 주자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의원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다.
김 의원은 “동남권에서 40%를 얻지 못하면 이기기 어렵다. 2010년 경남도지사에 나갈 때 53.5%로 이기는 선거를 해본 사람도 후보 6명 중에 저밖에 없고 영남에 나가서 떨어져 본 사람도 나밖에 없다. 부산·경남·울산에서 40%를 득표할 수 있는 사람은 민주당에서 김두관밖에 없다.”
고까지 말했다.
자신이 부울경의 40%를 득표할 사람이라며 영남 출신이 아니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수없다는 사실상의 ‘호남 후보 불가론’을 주장한 것이다.
29일 YTN과의 인터뷰에서는 더욱 노골적인 발언이 나왔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같은 영남 출신인 이재명 지사에 대해 태생만 안동일뿐 진짜 영남 출신은 자신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YTN과의 인터뷰에서 김 의원은 이재명 지사를 겨냥해 “고향은 안동이신데 보통 어느 지역을 대표하면 수차례 선거에 나가 당선돼 보기도 하고 떨어져 보기도 하고, 평생을 살아도 지역의 대표성을 획득하기 힘들다”며 “그런 측면에서 이 후보를 영남 후보로 규정하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은 “저는 지금까지 김포에서 한번 국회의원 나가고 또 낙선한 것 빼고는 어려운 경남에서만 정치 활동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향이 안동인 이 지사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냈으나, 지역에 출마해본 경험은 없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자신이 ‘진짜 영남’ 후보라는 점을 또 다시 강조한 것으로 자신의 ‘영남 적통론’을 공개적으로 내세우며 영남 확장성을 부각시키려 한 것이다.
김 의원은 자신의 고향인 이장과 남해 군수를 거쳐 3수 끝에 2010년 경남지사에 당선됐다. 2014년 재보궐 선거에서 경기 김포에 출마했으나 낙선, 20대 총선에서 김포갑에 재도전해 당선됐다. 21대 총선에서는 경남 양산을로 지역구를 옮겨 재선에 성공했다.
앞서 이재명 지사의 ‘백제발언’이 논란이 됐을 당시 김 의원의 스탠스도 그의 지역주의적 성향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했다.
정세균, 이낙연 후보측이 이재명 지사를 강하게 비판하며 반발한 것과 달리 김두관 의원은 오히려 이재명 지사를 옹호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당시 김 의원은 “앞뒤를 보니 이재명 후보 인터뷰는 그런 의도가 아닌 게 분명하다”며 오히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를 향해 “이낙연·정세균 후보는 지역주의를 불러내지 말라”며
이재명 지사를 적극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박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