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전 체세포 복제 연구로 전 세계 과학계를 뒤흔들었지만 실험 윤리 문제와 논문 조작 의혹이 불거지며 자취를 감춘 황우석 박사의 근황이 공개됐다.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의 부통령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이하 만수르) 수하에서 동물 복제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달 23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다큐멘터리 ‘킹오브 클론: 황우석 박사의 몰락’에서 황 박사는 만수르의 초청으로 UAE에 정착했다고 말했다. 이후 UAE 아부다비 바이오테크 연구센터에서 복제 기술을 연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1996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 복제양 둘리가 탄생한 이후 과학계는 체세포 복제 연구로 뜨거웠다. 3년 뒤인 1999년 황우석 박사가 세계 최초 체세포 복제 젖소 ‘영롱이’를 탄생시켰다고 알려지며 전 세계는 대한민국을 주목했다.
한국이 경제 발전을 거듭하며 선진국으로 나아가던 시점에 나타난 황 박사의 존재는 국민의 자긍심을 고취시켰고 이로 인해 황 박사는 국민 영웅으로 여겨졌다.
2004년과 2005년에 걸쳐 권위 있는 학술지인 ‘사이언스지’에 두 편의 논문을 게재하며 줄기세포 연구의 최전선을 달리던 황 박사는 실험 과정 중 난자 제공에 대한 윤리적 문제와 논문 조작 의혹을 벗지 못한 채 몰락했다.
대중과 언론의 관심에서 벗어난 황 박사는 지난 시간 동안 “150마리가 넘는 낙타를 복제했다”고 말했다. 언급된 낙타 중 11마리는 최고 품종으로 알려진 ‘마브루칸’으로 황 박사는 복제 성공에 대한 대가로 중동 왕가로부터 260억원을 받았다고 한다.
한 이탈리아 자산가의 죽은 반려견을 복제하기도 하는 등 줄기세포 복제 연구를 이어온 황 박사는 자신의 과오에 대해 “과학계에 하나의 교훈이 됐다고 본다. 압박 때문이라고 핑계를 댄다면 비겁한 짓”이라고 말했다.
황 박사는 “과욕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났다. 그래도 다시 선택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는 똑같은 길을 걷고 싶다”고 감회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