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학자들이 만들어냈다고 발표한 ‘상온 초전도체’의 파장이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과학계 뿐만 아니라 증권 등 자본시장에서도 초전도체에 대한 기대가 쏟아지자 초전도체의 정체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일 학계에 따르면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국내 연구진은 지난 7월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상온 초전도체 ‘LK-99’와 관련한 논문 2편을 게시했다.
이들은 당초 절대영도에 가까운 초저온 환경이나, 엄청나게 높은 압력 하에서만 구현됐던 초전도체를 일상생활이 가능한 온도인 30℃와 평상시의 기압 수준에서도 만들어냈다고 발표했다.
초전도체의 특성을 단순하게 설명하면 전기저항이 ‘0’인 물질이다. 초전도체에 전기를 흘리면 어떤 방해도 없이 전자가 이동해 발열 등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초전도체의 또 다른 특징은 ‘마이스너(반자성) 효과’로 인한 자기장이다. 물질이 초전도성을 띄게 되면 내부에 침투해있던 자기장이 물질 외부로 밀려나게 된다.
결국 초전도체는 자기장으로 둘러쌓이게 되는데, 외부에서 새로운 자기장이 초전도체에 접근하면 이를 밀어내는 성질을 갖는다. 이러한 성질을 활용한 가장 대표적인 기술이 바로 자기부상열차다.
현재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상온 초전도체 구현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상온 초전도체성의 경제성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이미 지금도 자기공명영상(MRI), 초전도 전선 등에서 초전도체가 활용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들 기기는 초전도성 구현을 위한 냉각에 엄청난 비용을 쏟아부어야 한다. 건강검진 등에서 MRI 검진 비용이 비싼 것도 냉각용 액체 헬륨이 비싼 탓이다.
하지만 상온 초전도체가 상용화되면 이같은 냉각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어 자연히 비용이 낮아진다. 또한 전기저항이 전혀 없는 초전도체의 특성을 활용해 전선을 설치하면 저항으로 인해 사라져버리는 전기 에너지의 손실까지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론 이같은 경제적 파급 효과는 아직까지 ‘이상’에 그치는 수준이다. 국내 연구진의 논문 발표 이후 세계 각국에서는 LK-99 재현을 위한 실험이 계속되고 있다. 아직까지 완전한 재현 성공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미국, 중국 등지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희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국내 학자들도 본격적인 초전도체 검증에 나선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LK-99’ 검증위원회를 설치하고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에서 시편을 제공 받아 다수 연구기관에서 교차측정을 진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