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3개월여 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비명계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이 오늘 탈당 선언을 하는데 이어 이낙연 전 대표도 탈당을 예고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원칙과상식’ 소속 이원욱·김종민·조응천·윤영찬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 선언을 할 예정이다.
조응천 의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오늘 하루의 시간이 남았다. ‘원칙과상식’의 요구에 대해 답변을 해 주시지 않으면 내일 소통관에 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원칙과상식’은 민주당에 대해서 끝까지 결단을 요구했는데 답을 못 들었다. 그러면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탈당을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원칙과상식’은 이 대표를 향해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요구하며 대표직 사퇴를 압박해왔다. 그러면서 연말까지 이 대표가 변화 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결단’을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원칙과상식’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려 했으나 이 대표가 피습을 당하면서 일정을 미뤘다. 이들은 이 대표가 지난달 30일 이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 대표직 탈당과 통합 비대위 요구를 거절하면서 탈당에 무게를 두고 행보를 이어왔다.
민주당 지도부는 탈당을 예고한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상식’과 당 단합을 위해 소통하겠다고 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전날 긴급 최고위원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원내대표가 당의 화합, 단합, 통합을 위해 소통해 왔다. 지금 이 시간에도 마찬가지”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 당의 단합,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이 전 대표는 오는 11일 국회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통해 탈당을 선언할 예정이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7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저희 동지들과 약간 상의할 문제가 있지만, 제 짐작으로는 이번주 후반에는 제가 인사를 드리고 용서를 구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언급하며 이번 주 중 탈당 선언을 예고한 바 있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양당 독재 정치 구도에 절망한 국민들이 마음 둘 곳 없어한다. 이런 국민들에게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선택지를 드려 정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도움”이라며 “희망을 만드는 첫 걸음을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신당 창당 시기는 구체적으로 정해지진 않았지만, 2월 초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설 전까지 창당 작업을 완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제3지대 키맨으로 불리는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 만나 신당 간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양 대표의 출판 기념회에 참석해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 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주저앉겠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우리가 다 모였다”며 “새 구도를 만드는 데에도 양향자의 도전의식이 크게 기여할 것이다. 그렇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칙과상식이 내일 탈당 기자회견을 예정했는데 신당 합류 의사를 밝힌 것인가’라는 질문에 “협력하게 될 것”이라며 “구체적 내용은 원칙과상식에 묻는 게 맞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민주당을 나온 이상민 의원은 지난 8일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탈당을 선언한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이 의원은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대전 유성을에 출마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