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 메이트(부통령)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J.D. 밴스 상원의원이 미국의 인구 위기에 대해 “한국의 길(way of South Korea)을 갈 조짐이 있다”고 한국을 콕 집어 거론했다.
밴스 의원이 자국의 ‘인구 위기’를 우려하면서 사례로 꺼내 든 곳은 다름아닌 한국이었다. 2023년 합계출산율(여성이 가임기간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 0.72명을 기록한 후 올해에는 0.6명대가 확실시되고 있는 한국이 이제 누구나 이름만 대면 아는 저출산의 ‘대명사’가 돼버린 것이다.
1960년대 초반 한때 3.6명을 넘겼던 미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 2021년 1.64명으로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밴스 의원은 가난하고 소외된 백인 노동자층의 애환이 담긴 베스트셀러 ‘힐빌리의 노래’ 저자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있는 인물이다.
밴스는 15일 공개된 폴리티코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워싱턴에 있으면 꽤나 심각한 분들이 주기적으로 찾아와 미국의 고령화와 고령화가 사회 보장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 우려를 한다”며 “나는 거기에는 더 심각한 문제가 깔려있다고 대답한다”고 했다.
이어 “인구 구조가 거꾸로 돼 미국이 머지 않은 미래에 더 이상 아이들이 거리에서 떠들지 않고, 아이들이 없어 학교를 채울 수 없는 한국의 길을 갈 수 있다”며 “이건 정부가 사회 보장을 못해주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가 완전히 무너질만한 위기이자 문제”라고 했다.
밴스는 이런 상황을 설명하며 비속어까지 곁들였는데, 여기에는 한국 내 저출산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밴스 의원은 이어 “미국에서 더 이상 거리에서 떠드는 아이들을 볼 수 없고, 아이들이 없어 학교를 채우지 못할지도 모른다”며 “이건 정부가 사회 보장을 해주고 못해주고의 문제가 아니라, 이 사회가 완전히 무너질만한 위기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밴스 의원만이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심각하고 인식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은 소멸하는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한국의 급격한 출산율 감소는 14세기 흑사병이 유럽에 몰고 온 충격을 능가하는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CNN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의 심각한 ‘저출산’ 문제로 앞으로 군대를 완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병력이 곧 부족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2022년 오하이오주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된 밴스는 현재 공화당의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 등과 더불어 부통령 후보군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