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54)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는 쾌거를 이룬 가운데, 외신들이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이 커지는 중 이뤄진 ‘깜짝쇼’였다는 평가를 내놨다.
AP는 “한강의 노벨상 수상은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상 수상작 ‘기생충’,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를 포함한 K팝 그룹의 세계적 인기 등 K-컬처의 세계적 영향력이 커지는 시기에 이뤄졌다”고 조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강의 노벨상 수상은 깜짝쇼(surprise)였다”며 “발표 전 출판가들은 올해 수상자로 장르를 뛰어넘는 소설을 쓰는 중국의 전위적인 작가 찬쉐를 가장 유력하게 꼽았다”고 설명했다.
소설가 포르치스타 칵푸르가 2016년 기고한 채식주의자 서평에서 “한강이 한국에서 선구자로 칭송받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평가한 점도 소개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도 수상 소식을 전하며 “도발적이고 예측할 수 없으며 불편함을 주는 작품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는 비평가 릴런드 추크의 평가를 소개했다.
또 “수십년간 노벨문학상은 백인 작가들이 독식해 왔다”며 “2000년부터 2023년까지 유색인종 수상자는 7명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외신들, 한강 노벨문학상에 “K-컬처 세계적 영향력 커져”(종합)
일본 NHK는 많은 작품이 일본어로 번역돼 자국에서도 인기가 많은 작가라며, 노벨 문학상 발표 직후 도쿄 신주쿠 한 서점에 특별 코너가 설치됐다고 전했다.
도코 고지 와세다대 문학학술원 교수가 “‘채식주의자’를 비롯해 여성으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다루고 있어 감동적인 작품도 많다”며 “한국의 음악과 영화도 사랑받고 있지만, 이번을 계기로 문학도 더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유럽 매체들도 앞다퉈 소식을 전했다.
영국 언론들은 한강이 2016년 ‘채식주의자’로 자국 맨부커상을 수상한 이력을 특히 조명했다. BBC는 “한강의 경력에 전환점이 된 건 2016년 채식주의자로 국제 맨부커상을 수상하면서였다”고 언급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한강은 소설, 에세이, 단편소설집 등을 통해 가부장제와 폭력, 슬픔, 인간애라는 주제를 다양하게 탐구해 왔다”고 소개했다.
작가 데버라 리비가 “한강이 현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가장 심오하고 숙련된 작가 중 한 명이라는 걸 오랫동안 알고 있었다”며 “작가님이 2024년 노벨상 수상자가 되셔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고도 전했다.
프랑스 르피가로는 “한강은 유력 후보들이 포함된 (수상 예상자) 명단에서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온라인 베팅 사이트의 예상을 뒤엎었다”고 평가했다.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지난해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은 점도 언급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노벨위원회의 선정 이유를 설명하며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가 러시아어로 번영됐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