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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운영사인 미국 메타가 이달 내로 한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퓨리오사 AI를 인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가운데, 이번 인수가 실현되면 한국의 주요 반도체 및 전자 업체들이 어떤 영향을 받을 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퓨리오사 AI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며, LG도 AI 모델 개발을 위해 퓨리오사 AI와 협력하고 있다. 메타의 투자로 퓨리오사 AI가 덩치를 키우면 이들 기업들과 협력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13일 포브스 및 업계에 따르면 메타의 퓨리오사 AI 인수 논의가 이르면 이달 안에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퓨리오사 AI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AI 추론 연산 특화 반도체를 개발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다.
퓨리오사 AI는 지난 2021년 첫 번째 AI 칩 ‘워보이’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해 8월에는 차세대 AI 칩인 ‘레니게이드’를 공개했다.
최근 AI 칩 기술력을 높이면서 업계에서는 퓨리오사 AI가 엔비디아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다. 메타도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퓨리오사 AI 인수를 적극 논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메타의 인수가 현실화하면 퓨리오사 AI와 협력 중인 한국 기업들도 매출 및 AI 기술 개발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 메타가 오픈 AI와 소프트뱅크의 ‘스타게이트’ 계획에 대응하기 위해 AI에 최대 650억 달러(94조원)를 투자하는 만큼 퓨리오사 AI도 AI 칩 개발 속도와 규모를 키울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HBM 4세대 제품인 ‘HBM3’를 퓨리오사 AI의 레니게이드에 공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퓨리오사 AI는 국내 AI 칩 시장 최초로 SK하이닉스로부터 HBM을 공급 받았다.
퓨리오사 AI가 차세대 AI 칩을 개발하면 SK하이닉스의 HBM 5세대 제품(HBM3E)까지 주문할 가능성이 있다. SK하이닉스로서는 안정적인 주 매출처가 늘어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LG는 퓨리오사 AI와 협력해 자체 AI 모델인 ‘엑사원’ 개발에 나서고 있다. LG는 엑사원이 원하는 수준 만큼 AI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레니게이드 모델 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내년 2분기부터 대량 생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도 최근 들어 레니게이드의 성능 평가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퓨리오사 AI가 한국 기업들에게 또 다른 매출처 및 주요 AI 기술 개발 동반자가 될 수 있다”며 “엔비디아를 얼마나 대체할 지는 메타의 투자 규모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