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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도 ‘쿵’ 하는 소리가 약 5초 정도 들렸어요.”
25일 오후 2시께 경기 안성시 서운면 서울세종고속도로 교각 붕괴현장 일대.
무너진 교각의 잔해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가운데 사고현장에는 구조대원과 경찰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다. 한쪽에는 붕괴된 교각 아래 깔린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이 한창이었다.
서울세종고속도로(134㎞인)는 수도권(안성~구리·총 길이 72㎞), 비수도권(세종~안성·오송지선 포함 62㎞) 구간으로 나뉜다. 수도권은 지난 1월1일 개통됐으며, 세종∼안성 전체 구간은 2026년 말 준공될 예정이다.
인근 민가에 사는 주모(40)씨는 취재진에게 “집 밖에서 다리가 무너진 것처럼 큰 소리가 들려 나가서 살펴보니까 교각이 무너져 공사현장 주변에서 먼지가 심하게 나고 있는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동네에 주민이 많이 없지만 사고가 난 교각 아래 도로를 통해 차량들이 빈번히 통행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사고가 난 지점은 경기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과 충남 천안시 서북구 입장면 도림리를 잇는 시 경계부에 속한다.
이곳은 지금은 겨울로 건천으로 말라있는 청룡천 지류를 따라 세워져 있는 ‘산평교’ 교량을 사이에 놓고 마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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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경기도내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청룡사와 청룡저수지가 인근에 위치해 관광객들이 남안성 방면으로 찾아올 경우 사고가 난 교량 아래를 통행해야 한다.
인근 마을에서 사고 소식을 듣고 왔다는 박모(67)씨는 “사고가 난 뒤 안성시에서 재난문자를 보내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 살펴보려고 왔다”며 “동네에서 안전사고가 나 아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49분께 안성시 서운면 산평리 서울세종고속도로 교각 공사 현장에서 교각 위 상판이 붕괴했다. 사고 직후 소방청은 ‘국가 소방동원령’을 발령한 상태다. 투입된 소방력은 장비 102대와 인력 211명이다.
이 사고로 현장에 있던 작업자 10명이 매몰, 4명이 숨졌다. 숨진 작업자는 40대, 50대 한국인 작업자 2명과 50대, 60대 중국인 작업자 2명이다. 또 6명(내국인 5명·중국인 1명) 작업자가 마비, 골절 등 부상을 입어 병원에 옮겨졌다.
작업자들은 상행과 하행을 나눠 런처 작업을 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2명은 세종 방향(하행)에, 8명은 포천 방향(상행)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