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대표 철강기업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올해 미국에 내야 하는 관세가 약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부터 관세율이 50%로 인상되면서 두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에 맞먹는 관세폭탄을 맞았다.
10일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포스코와 현대제철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두 회사가 3월부터 12월까지 미국에 납부해야 할 관세 총액은 약 2억8100만 달러(한화 약 40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2분기 두 회사의 영업이익에 맞먹는 규모다.
포스코의 대미 관세는 미국 내 수입과 판매를 담당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납부하고, 현대제철은 본사와 중계상사가 제품별로 나눠 부담한다. 구체적인 회사별 납부액은 영업상 비밀 등을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다.
자료에 따르면 두 회사는 3월 관세율 25%가 적용된 이후 매달 1000만 달러 이상을 미국에 납부해왔다. 3월 1150만 달러, 4월 1220만 달러, 5월 3330만 달러 수준이었다.
하지만 6월부터 관세율이 50%로 두 배 오르면서 납부액이 4260만 달러로 급증했다. 3~8월 누적 금액만 1억4700만 달러로, 한화로 약 21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하반기(9~12월)에도 월평균 3000만 달러 이상, 총 1억3400만 달러를 추가 납부할 것으로 추산했다. 두 회사의 연간 납부액은 총 2억8100만 달러로, 원화로 환산하면 약 4000억원 수준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미국 전방산업 경기 둔화와 관세 인상 여파로 올 하반기 한국산 철강제품의 대미 수출량은 상반기 대비 약 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의 철강 대미 수출량은 173만t, 금액 기준 21억4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0.1% 줄었다. 협회는 3월 관세 25% 부과 이후에도 미국 내수가격 상승으로 수출을 유지했지만, 6월부터 관세가 50%로 높아지면서 수출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의원은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2분기 영업이익을 모두 대미 관세 납부에 써야 한다”이라며 “우리 철강업계는 미국의 50% 관세에 이어 EU의 관세 50% 부과 계획 발표까지 더해져 불난 집에 벼락을 맞은 신세”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