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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인공지능…’피지컬AI’ 몰려온다

AI+로봇·자율차·스마트팩토리 결합 활발 자율제조·무(無)노동화 등 일자리 혁명 예고

2026년 01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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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5 로보월드에서 유니트리 로아스 휴머노이드 로봇이 격투경기를 벌이고 있다. 2025.11.05. ks@newsis.com

현대차·LG·네이버, 제조·ICT 무기로 K-로봇 출격

생각하는 인공지능(AI) 넘어 행동하는 AI 시대가 왔다.

지금까지 AI는 모니터 속에서 글과 그림을 만들던 모니터 속 비서 역할에 머물러 왔다. 이제는 두뇌가 로봇, 자율주행차, 스마트팩토리(공장) 등 물리적 몸(Body)과 결합해 스스로 일을 수행하는 AI로 진화하고 있다.

피지컬 AI는 시각·청각·촉각을 통합한 ‘멀티모달 AI’와 물리법칙을 이해하고 제어하는 ‘로봇’ 기술이 핵심이다. 정해진 코드에 따라 반복 작업을 수행하던 기존 로봇과 달리 피지컬 AI는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한다. 즉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로봇이다.

지난해까지 피지컬 AI 시장 가능성을 확인한 해였다면 올해는 상용화 원년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SNS인사이더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 등 전체 피지컬 AI 시장이 연평균 32.53% 성장하며 2033년에는 497억 3000만 달러(약 72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피지컬 AI는 국민 일상생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사람이 기피하는 3D 업무를 로봇이 빠르게 대체하는데 단순 자동화 수준을 넘어 상황에 따라 로봇이 스스로 판단하고 공정을 바꾸는 ‘자율 제조’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빨래를 정리하는 가사 로봇과 노인 돌봄 로봇 등이 가정집에 보급되면서 사람들이 가사 노동에서 해방되는 ‘제로 레이버(Zero Labor)’ 라이프 시대도 열린다. 로봇세 도입 논의가 본격화되는 등 일자리 경제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도 예상된다.

미국 스타트업 피지컬 인텔리전스의 파이-제로(π0) 로봇이 가사를 도와주는 장면. (출처=피지컬 인텔리전스 유튜브)

미-중 피지컬 AI 경쟁 본격화…’고품질 vs 가성비’ 승자는?

미국과 중국은 피지컬 AI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벌써부터 치열한 선점 경쟁을 펼쳤다.

엔비디아, 테슬라 등 미국 기업은 고성능 AI 모델과 시물레이션 기술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에 나섰다.

엔비디아는 현실 세계를 인지하고 행동을 생성하는 AI 모델 ‘코스모스’와 ‘그루트’, 해당 AI 모델을 가동하는 AI 칩 ‘젯슨 토르’를 출시했다. 시물레이션을 통해 AI 모델을 학습하는 플랫폼 ‘아이작’으로 피지컬 AI 기반을 다지고 있다.

테슬라는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개발 중이다. 지난해 테슬라 공장에 우선 배치돼 실무 능력을 검증받은 옵티머스는 올해부터 본격적인 양산과 외부 판매에 들어간다.

테슬라의 인간형 로봇 개발 부서 ‘테슬라 옵티머스’는 개발 중인 로봇 ‘옵티머스’가 16가지가 넘는 집안 일을 수행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테슬라 옵티머스’ 엑스 갈무리)

테슬라는 자율주행 자동차 소프트웨어인 ‘비전 AI’를 로봇에 그대로 적용하고 로봇 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와 배터리를 자체 설계·생산해 피지컬 AI의 제조 전 과정을 수직 계열화하고 있다.

이외 오픈AI와 피규어AI도 거대언어모델(LLM)과 로봇 공학을 결합해 사람과 대화하며 일하는 로봇을 개발 중이다.

중국은 현지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과 거대 제조 인프라에 기반한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대표적으로 애지봇(AgiBot)은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양산 1위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5000대 출하를 발표하며 눈길을 끌었다.

중국 로봇 전문 기업 유니트리도 2024년 세계로봇대회에서 9만9000위안(약 2300만원) 가격의 휴머노이드 로봇 G1 양산 모델을 공개했다. 지난해에는 G1보다 저렴한 5900달러(약 800만원)짜리 모델 R1을 선보였다. 이는 테슬라 옵티머스가 목표가로 제시한 2만 달러보다 절반 이상 저렴하다.

미국이 고품질 피지컬 AI 개발에 집중할 때 저가형 로봇 출시를 통한 대대적인 물량 공세로 맞서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제조 공장을 보유한 만큼 현장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물리적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경주엑스포대공원 에어돔 현대자동차그룹관 내를 자유롭게 활보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사진=현대차그룹) 2025.10.28 photo@newsis.com

제조·ICT 인프라 강점 노린 K-로봇…현대차·삼성·LG·네이버 합류

우리 기업들도 피지컬 AI 시장에 앞다퉈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현대차그룹은 전기모터와 배터리로만 움직이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개발하고 있다. 로봇과 스마트팩토리를 결합해 생산 공정의 자동화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스킬드AI 등 국내외 로봇 회사에 투자하며 기술을 확보 중이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이를 제어하는 AI 소프트웨어를 실제 생산·물류 현장에 투입하려는 계획이다. 삼성SDS도 AI 기반 스마트팩토리 통합 플랫폼인 ‘넥스플랜트’를 통해 설계·조립 라인·서비스에 걸친 제조 전 주기를 통합 관리할 방침이다.

LG전자가 25일 오전 10시 글로벌 SNS 계정을 통해 새로운 홈로봇 ‘LG 클로이드’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LG 클로이드는 내달 6일부터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IT 전시회 ‘CES 2026’에서 관람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사진=LG전자 제공) photo@newsis.com

LG전자는 가정에서 로봇이 집안일을 대신 처리하는 미래 거주 환경 ‘제로 레이버 홈’을 구상 중이다. 최근 자사 로봇 브랜드를 ‘클로이드’로 확장하고 양팔과 다섯 손가락으로 직접 빨래를 개고 접시를 옮기는 등의 섬세한 작업이 가능한 로봇 상용화에 나섰다.

또 미국 휴머노이드 스타트업 ‘피규어AI’와 ‘다이나 로보틱스’에 투자해 가정과 산업 현장을 아우르는 로봇 AI 플랫폼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실외자율주행로봇 ‘룽고’의 운행안전인증을 획득했다. 룽고는 네이버 본사인 1784 인근에서 신호등을 인식하고 건너는 등 시범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영상=네이버랩스)

네이버도 2017년 네이버랩스를 통해 피지컬 AI 관련 연구개발(R&D)을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로봇을 통합 관리하는 로봇 운영체제(OS) ‘아크’와 초정밀 3차원(3D) 디지털 트윈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의 위치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어라이크’ 플랫폼 등을 개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실외자율주행로봇 ‘룽고’의 운행안전인증을 획득했다. 룽고는 경기 성남시 네이버 사옥 ‘1784’ 인근에서 신호등을 인식하고 건너는 등 시범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정부 역시 피지컬 AI를 국가 미래 산업으로 삼고 향후 5년간 6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본격적인 육성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예산 투입을 넘어 한국만의 특화된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두현 건국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중국 등이 선보이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기술력을 과시할 순 있지만 실제 산업 혁신을 일으킬지는 미지수”라며 “우리가 이미 강점을 가진 가전·홈, 자동차, 제조업, 국방 분야에서 1등 로봇 기업을 만들어내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와 같은 검증된 소수 정예를 통한 속도전을 피지컬 AI 분야에도 적용할 것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예산을 여러 기업에 나눠주기보다 실력이 검증된 기업을 선정해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게 하는 ‘추격조’ 방식의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며 “모델의 신뢰성도 보증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우리 기업들이 안심하고 피지컬 AI를 도입하는 생태계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피지컬AI협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범용 플랫폼이나 대규모 양산 경쟁에서는 후발 주자에 해당하나, 제조·물류·정밀 제어 산업 전반에 축적된 현장 경험과 데이터 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전략적 기회를 갖는다”며 “제조 현장에 산재한 공정 데이터, 로봇 동작 데이터, 설비 센서 데이터 등을 체계적으로 수집·정제·학습하는 한국형 데이터 팩토리을 핵심 전략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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