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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피한 김건희…’주가조작’ 무죄, 배경은

2차 공판 때 '김건희 녹취파일' 법정서 공개 전 증권사 직원 "매매 현황 거의 매일 보고" 法 "공모 관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 안돼"

2026년 0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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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 있다. 2025.09.24. photo@newsis.com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 세력과 수익 배분을 논의한 정황이 담긴 음성 녹취파일이 법정에서 공개됐으나, 법원은 김 여사가 시세조종에 직접 가담했다는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28일 김 여사에게 징역 1년8개월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우인성)는 지난해 10월 2차 공판기일을 열고 김 여사의 미래에셋증권 계좌 4개를 관리한 전직 증권사 직원 박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한 바 있다.

법정에서는 2010~2011년 두 사람이 통화한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이 재생됐다.

박씨는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직접 주문하는 HTS(홈 트레이딩 시스템) 방식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거의 매일 주식 잔고 및 매매 현황을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특검 측은 2010년 11월 1일 통화에서 박씨가 김 여사에게 거래내역을 보고한 것과 관련해 ‘거의 매일 장 종료 후 혹은 다음날 아침 계좌 주식 잔고와 매매 현황을 보고했냐’고 묻자, 박씨는 “네”라고 답했다.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관련해 비정상적인 거래나 외부 작전 세력의 개입, 주가가 인위적으로 관리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도 두 사람 간의 통화내용에서 드러났다.

김 여사는 박씨와의 통화에서 “저쪽 사이버 쪽 하는 사람들이 이게 되잖아. 다 그거 하더라고”라고 말했다.

박씨는 ‘사이버 쪽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검찰 조사에서 외부 작전 세력이라고 생각되며 정보를 주고받으며 매매하는 것 같다고 진술한 바 있음을 인정했다.

또 박씨는 “오늘 시장이 26 포인트 빠졌어요. 도이치모터스는 관리를 하니까 그래도 가격이 유지가 됐습니다. 아침에 올라올 때 조금 팔고 나중에 빠질 때 조금 사는 관점도 있지만 주가를 관리하는 느낌도 들었었고요”라고 말하자, 김 여사는 “예,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김 여사는 박씨의 추가 투자 권유에 “아니 아니 아니 셰어를 해야 해서”, “거기서 내가 40% 주기로 했어”, “거기서 달라는 돈이 2억7000이에요”라고 말하는 등 주가조작 세력과 투자 수익을 나눠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되는 통화 내용도 공개됐다.

法 “40% 배분, 시세조종 대가라고 입증 안 돼”
재판부는 녹취파일과 관련해 김 여사가 주가가 인위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인지)은 높게 봤다. 하지만 형법상 주가조작의 공범이 인정되려면 ‘단순한 인지’를 넘어 ‘범행을 함께 실현하겠다는 의사의 결합(공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 근거다.

“도이치는 관리하니까 가격이 유지됐다”는 증권사 직원의 말에 김 여사가 “예, 알겠습니다”라고 답한 것은, 상황을 전달받은 것일 뿐 김 여사가 직접 시세조종을 지시하거나 가담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장 쟁점이 된 “40%를 주기로 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이를 ‘시세조종의 대가’로 단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40%가 주가조작이라는 범죄 행위에 대한 지분인지, 아니면 단순히 종목을 찍어준 사람에게 주는 투자 사례금인지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주식 시장에서는 고급 정보를 주거나 종목을 추천해준 대가로 수익의 일부를 나누는 자문료나 성과 보수 형태의 비공식적 거래가 빈번하다.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이 적용된 대목이다. 재판부는 “공동정범 사이에는 행위의 인식과 용인이 있어야 한다. 이런 관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돼야 하고 그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가 의심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이용한 시세조종 행위에 대해 피고인이 시세조종 세력과 공동정범으로써 범행을 실행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여사가 직접 HTS를 이용해 주문을 내기도 했다는 점은, 주포(선수)의 지시에 일방적으로 따르는 ‘수동적 공범’이라기보다 본인의 판단으로 이익을 챙기려 한 ‘독자적 투자자’의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한 근거가 됐다.

이번 재판에서 다뤄진 김 여사의 주식 거래 기간은 크게 2009년 말부터 2012년 말까지 약 3년에 걸치는데, 2009년 12월~2010년 10월에 이뤄진 1차 거래는 공소시효(10년)가 지났다고 판단했다.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무죄…”지방선거 어쩌나”
무상 여론조사 의혹은 명태균씨의 자발적인 제공이라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명씨가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다른 정치인들에게도 배포한 점 등을 근거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독점한 ‘재산상 이익’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선례가 될 경우 각종 선거를 앞두고 ‘무상 여론조사’나 당선자 배우자에게 ‘명품백’을 주는 행위 등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은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12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과 6000만원 상당의 그라프 목걸이 수수 부분은 정부 지원 등 통일교측의 구체적 청탁을 인식한 상태에서 김 여사가 고가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점이 인정돼 유죄로 판단됐다.

다만 800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을 수수할 당시에는 통일교 측의 청탁이 없었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가 성립하려면 ‘청탁’과 ‘대가성’이 인정돼야 한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알선 의도가 있었는지, 그게 실현됐는지가 중요하다”며 “단순히 친하니까 선물로 준 것일 수도 있는 게 아니라 청탁의 목적과 알선의 의도를 가졌는지를 입증하느냐, 그리고 청탁이 일부라도 실현됐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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