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야 한다’
LA 통합교육구에 이어 LA 도서관에도 마약 해독제가 항시 비치돼 마약 중독자가 약물과다 복용인 경우 해독제를 투여할 수 있게 된다. 약물과다 복용자를 일단은 살려야 한다는 취지다.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복용해 숨지는 학생이 잇따르고 검문검색, 주택 압수 수색을 통해 수십만정의 팬타닐이 연이어 적발 압수되면서 팬타닐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LA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가 이 같이 결정했다.
LA 카운티 수퍼바이저 위원회는 18일 도서관에 마약 해독제인 나르칸/날록손(Nacan/Naloxone) 등의 해독제를 비치하고, 사서들에게 사용법을 교육하기로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안건을 상정한 제니스 한 수퍼바이저는 학생들이 방과 후 많은 시간을 보내는 도서관에 날록손 등을 구비하면 학부모들의 우려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이 자녀들이 약물과다복용으로 숨질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학생이 방과 후 팬타닐을 복용하고 도서관에 왔다가 의식불명상태가 되면 날록손 해독제로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정책으로 학부모들의 우려는 더 커졌다.
해독제까지 있으니 아이들이 더 쉽게 팬타닐 등 마약에 접근할 수 있다는 우려다.
LA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둔 한인 학부모는 “학교 화장실에서 아이들이 팬타닐을 주고 받는 일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연실색했다”며 “학생들을 통제하지 못하고, 해독제를 가져다 놓는 미국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마초도 합법, 팬타닐도 쉽게 구할 수 있고, 학생들을 통제하지도 못하고, 노숙자들 때문에 함부로 걸어다니기도 어렵다”며 최근 LA의 환경이 너무 안좋아지고 있다며 심각하게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문제가 LA시 뿐 아니라 카운티, 그리고 남가주에서 비슷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LA 한복판인 헐리우드의 번스타인 고등학교, LA 동부지역인 노갈레스 고등학교, LA 북서부 우들랜드 힐스의 엘 카미노 차터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약물 과다 복용으로 숨졌고, 샌버나디노의 한 음악 축제에서도 약물과다 복용으로 관람객이 숨졌다. 모두 팬타닐 과다복용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팬타닐은 모르핀의 100패, 히로뽄의 100배를 농축한 것으로 중독성과 위험성이 매우 큰 마약이다. 팬타닐은 말기 암 환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