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집단을 거느리고 연쇄 살인을 일삼던 찰스 맨슨의 추종자로 50년전 LA 노부부를 흉기로 살해했던 레슬리 반 후텐(73. 당시 19세)이 11일 캘리포니아주의 한 여자교도소에서 가석방으로 풀려나 사회로 돌아왔다.
캘리포니아주 교정당국은 “반후텐이 가석방 심의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 석방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녀는 처음에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최종 종신형이 확정되었으며 입소 50년 만에 노인이 되어 풀려났다.
낸시 테트롤트 변호사는 레슬리가 로스앤젤레스 동쪽의 코로나 여성교도소에서 이 날 새벽에 석방되었고 차량을 이용해 임시 거주 주택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AP기자에게 ” 레슬리는 아직도 이 것이 꿈이 아니고 현실이라는 데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며칠 전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반후텐의 가석방을 주 대법원에서 결정할 경우에 이에 대한 거부권 행사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대법원도 이번 결정에 대해 상고심을 요구하지는 않을 거라고 전망했었다.
반후텐은 찰스 맨슨의 추종자들과 함께 1969년 식품 사업으로 LA에서 부호가 된 리노 라비앙카와 부인 로즈마리를 살해했다. 처음에는 사형을 선고받았지만 나중에 캘리포니아 대법원이 1972년 사형제를 폐지하면서 종신형으로 감형되었다.
캘리포니아 주 의회의 투표와 주민투표로 결국 사형제도는 다시 복원되었지만, 사형수의 감형까지 취소되지는 않은 덕분에 반 후텐은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라비앙카 부부는 자기들의 저택에서 살해되었고 그들의 핏자국은 그 이후에도 계속 저택 내부 벽에 스며든 채 남아 있었다.
반 후텐은 나중에 자신이 로즈마리 라비앙카 부인의 머리를 베개로 누르고 있는 동안 다른 공범들이 부인을 흉기로 찌른 사실을 증언했다. 하지만 맨슨의 추종자 가운데 찰스 왓슨이 “뭔가 하라”고 강요하는 바람에 그녀도 칼을 들었고 부인을 10여 차례나 가격했다고 했다.
그 살인은 유명 여배우 샤론 테이트가 맨슨 신도들에게 피살된 다음 날 일어났지만 19세의 반 후텐은 테이트 살해에는 가담하지 않았다.
가석방된 반 후텐은 적응을 위한 임시 주택에서 1년 가량을 지내면서 50년에 걸쳐서 너무도 많이 변한 새로운 기술 문명의 사회에 적응 훈련을 하게 된다고 변호사는 말했다.
“우선 인터넷 사용법 부터 배워야 한다. 또 현금 없이도 물건을 구입하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정말 교도소에 들어갈 당시와는 너무도 달라진 세상이다”라고 변호사는 말했다.
[코로나( 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 1969년 사이비 종교집단 교주 찰스 맨슨의 추종자로 살인죄로 53년을 복역한 레슬리 반 후텐이 7월11일 캘리포니아 코로나의 여자교도소에서 가석방돼 출옥했다.
[코로나( 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 1969년 사이비 종교집단 교주 찰스 맨슨의 추종자로 살인죄로 53년을 복역한 레슬리 반 후텐이 7월11일 캘리포니아 코로나의 여자교도소에서 가석방돼 출옥했다.
반 후텐은 3년전 부터 가석방 가능성이 언급되었으며 되도록 빨리 취업도 할 생각이라고 테트롤트 변호사는 말했다. 반후텐은 교도소 안에서 공부해 학사학위와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상담사로 일하거나 다른 재소자들을 교육하는 강사로도 일해왔다.
그는 3년 전인 2020년 7월에도 가석방 심사를 통과했지만 개빈 뉴섬 주지사가 그녀가 아직도 사회에 위협이 되는 존재라며 가석방을 거부했다.
그는 이에 대해 상급 법원에 상소했다가 기각 당한 뒤 다시 여러 항고 법원의 소송절차를 거쳤고 지난 5월 연방 제2항소 법원에서 재판부가 2대1로 뉴섬 주지사의 거부권 결정을 뒤집었다. 이유는 반후텐의 석방에 따르는 위험에 대한 주지사의 견해를 확증할 증거가 없다는 것이었다.
재판부는 반후텐의 수 십년 전의 행동이 석방후 미래에도 폭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다는 뉴섬 주지사의 견해를 반박하고 가석방 판결을 내렸다.
뉴섬 주지사 사무실은 7월7일 성명을 발표, ” 50년이 지난 지금도 맨슨의 종교 집단이 저지른 잔인한 살인사건들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지금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가석방에 대한 유감을 표했다.
반 후텐은 2016년부터 다 섯 번이나 가석방 권고 결정을 받았지만 뉴섬주지사와 전임 제리 브라운 주지사가 모두 거부권을 행사했다.
고교 치어리더와 홈커밍 공주였던 반 후텐은 14세때 부모의 이혼으로 인생이 비뚤어지기 시작했고 마약에도 손을 댔다. 임신을 하게됐지만 어머니가 강제로 중절을 하게 한 뒤 태아를 집의 뒤뜰에 묻는 일도 있었다.
그러던 중 로스앤젤레스 교외의 한 옛날식 목장에서 맨슨을 만났고 그 곳에 건설한 종교 집단에 소속되어 범행을 하게 되었다. 2016년 가석방 심사에서 반후텐은 맨슨의 무차별 살인은 그가 시작한 인종전쟁의 시작에 불과했으며 추종자들에게도 지하 생활과 사막 오지 생활에 적응 시킨다면서 통조림 음식을 두고 혈투를 벌이게 하는 등 잔인한 일상이 계속되었다고 증언했다.
맨슨은 2017년 교도소안에서 거의 반세기를 보낸 뒤 83세를 일기로 노환으로 사망했다. 왓슨과 다른 추종자 패트리샤 크렌윙클은 여러 차례 가석방 신청이 거부 당했고 수전 애킨스는 2009년 감옥에서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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