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스나드의 한 농장에서 근로자가 농작물 사이를 달아나고, 뒤따르는 두 명의 제복 차림 남성(연방 이민 요원으로 추정)이 그를 쫓는 장면이 담긴 짧은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됐다. 잠시 뒤, 남성은 넘어지며 땅에 쓰러지고, 흰색 밴 차량이 들판을 가로질러 빠르게 그에게 접근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 영상은 현지 꽃 판매상(@flowersbymia)이 화요일 인스타그램에 공유한 것으로, 이는 국토안보부(DHS)가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 중 촬영된 것이다. 이번 작전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량 추방 정책의 일환으로, 사업체와 임시 노동자들이 모이는 장소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단속이 본격화된 이후, LA, 산타아나, 파라마운트, 포모나 등지에서는 연방 당국의 일방적인 체포 작전에 반발하는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최근 체포 작전들은 지역 경찰과의 사전 조율 없이 진행되며 혼란을 키우고 있다.

루이스 맥아더 옥스나드 시장은 페이스북에 게시한 영상 메시지에서 “이러한 작전은 지역 사회에 혼란과 고통만을 남길 뿐 공공 안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지역 경찰서장의 메시지도 함께 전하며, 옥스나드를 포함한 캘리포니아 내 다수의 도시 경찰은 연방 이민 단속에 협력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맥아더 시장은 “이 작전의 영향을 받는 이들은 범죄자가 아닙니다. 이들은 우리 지역 경제와 공동체에 기여하는 성실한 노동자이자 가족입니다”라고 말했다.
옥스나드가 위치한 벤추라 카운티는 캘리포니아 내 주요 농업 지역으로, 2023년 기준 과일 및 화훼 농산물 매출이 21억 7천만 달러를 넘은 것으로 보고됐다. 이 지역의 농업은 상당 부분 이민 노동자에 의존하고 있다.
이날, 농장 노동자 단체인 전미농장노동조합(UFW)은 성명을 통해 고용주들에게 “사업장을 안전하게 유지하고 직원 보호 계획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UFW는 “고용주는 모든 직원에게 연방 요원이 작업장에 진입하기 위해 필요한 사법 영장의 요건과 권리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며 “노동자들의 시민권과 인권을 지키는 방어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방 정부는 작전의 정당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DHS 트리샤 맥러플린 차관보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체포된 이들 중 일부는 아동 강간범, 살인범, 방화범 등으로, 사회에서 반드시 격리되어야 할 중범죄자”라며 “ICE는 멈추지 않을 것이며 단속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이후 현재까지 100명이 넘는 이들이 체포되었으며, 대부분이 불법체류자들로 알려졌다.
이번 단속 작전은 이민자 보호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및 지역 정치권과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생계를 위해 일터에 나선 이민자들이 체포되는 모습은 지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으며, 민권 침해 논란 또한 커지고 있다.
전국적으로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캘리포니아의 이민자 커뮤니티는 향후 연방정부의 추가 단속에 대해 깊은 불안감을 표하고 있다.
<박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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