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요일 아침, LA 맥아더파크에서 연방 요원들과 군용 차량이 동원된 이민 단속 작전이 벌어지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를 강력히 비판하며 “정치적으로 동기 부여된 행동”이라고 규탄했다. 그는 이번 작전이 도시 내 가장 취약한 공동체를 해치는 일이라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뉴섬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맥아더파크에서 벌어진 일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산불 진압에 투입되었던 내셔널가드 요원들이 이제는 정치적 도구로 전락해, 한낮의 축구장 위를 말을 타고 질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섬은 이번 단속을 “미국 대통령이 자행한 잔혹한 행동”이라며, 연방의 이민 단속에 맞서 주 정부는 이민자 공동체를 계속해서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런 배스 LA 시장도 당시 패사데나에서 열린 별도 기자회견에 참석 중이었으나, 단속 소식을 듣고 즉시 맥아더파크로 이동해 현장 영상을 자신의 SNS에 공개했다.
영상에는 아이들이 참여한 시 여름 캠프가 열리던 축구장 위를 기마 경찰들이 질주하는 모습이 담겼다.
배스 시장은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20명 넘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군이 들이닥쳤다”며 “현장 책임자를 찾아가 작전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정말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해당 캠프는 5세에서 12세 사이 아동들을 대상으로 시 공원 및 레크리에이션국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당시 아이들은 신속히 인근 건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스 시장은 “도시가 군사 점령을 당한 것 같았다. 공포와 혼란을 조장하는 정치적 목적의 작전”이라고 지적했다.
작전에 관여한 한 관계자는 AP통신에 이번 작전이 “평소보다 더 노골적이고 대규모로 기획된 것”이라고 전했지만, 작전은 예고 없이 조기 종료됐다. 체포나 구금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은 최근 몇 주간 LA 카운티 전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이민 단속 강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거지뿐만 아니라 세차장, 소매점, 음식점 등에서도 ICE 단속을 벌이고 있으며, 이 같은 단속의 빈도와 강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연방 정부는 LA시가 이민 단속을 방해하고 있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배스 시장은 이에 대해 LA는 연방의 권한 남용에 맞서 자치 조례를 지킬 것이라며 ‘피난처 도시’ 정책을 재확인했다.
계속되는 비판과 항의 시위에도 불구하고, 연방 정부는 해병대와 내셔널가드를 LA에 배치했으며 이는 주 및 시 정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뤄졌다.
맥아더파크에서의 이번 단속은 미국 내 최대 이민자 수를 보유한 캘리포니아에서의 연방 단속의 강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공공정책연구소(PPIC)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는 약 1,060만 명의 이민자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55%는 합법 신분이다. LA 지역만 해도 이민자 수가 약 360만 명에 달한다.
2025년 6월 15일 기준, ICE는 전국적으로 56,397명을 구금하고 있으며, 이 중 71% 이상이 전과가 없는 것으로 시러큐스 대학의 자료에 따르면 나타났다.
연방 당국은 이번 맥아더파크 작전에 대한 공식 입장이나 목적, 결과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뉴섬 주지사와 배스 시장은 이민자 공동체를 위협하는 정치적 행위에 대해 강하게 맞설 뜻을 분명히 했다.
뉴섬 주지사는 “우리는 여러분의 편에 있다. 다양성을 지닌 이 도시와 주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진행 중인 단속 작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성철 기자>
관련기사 한인타운 옆 맥아더팍 이민단속 군사작전 기마대·장갑차 동원, “점령군인가” 반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