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인 영 김 연방하원의원이 30년 넘게 의정활동을 해온 공화당 중진 켄 캘버트 의원과 오는 11월 캘리포니아 40선거구 연방하원 의석을 놓고 맞붙는다. 두 후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을 지지해 온 공화당 현역 의원으로, 이번 선거는 사실상 공화당 내부의 ‘친트럼프 대 친트럼프’ 대결로 치러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선거구 재편으로 두 공화당 현역 의원이 같은 지역구에 묶이면서 성사된 이례적인 맞대결이다.
오렌지카운티와 리버사이드카운티에 걸친 새 40선거구는 미션비에호에서 우드크레스트, 메니피, 머리에타까지 이어진다. 지난해 주민투표로 승인된 프로포지션 50에 따른 선거구 재획정으로 기존 40선거구의 김 의원과 41선거구의 캘버트 의원이 같은 선거구에서 경쟁하게 됐다.
지난 6월 예비선거에서는 캘버트가 약 35%, 김 의원이 약 21%의 득표율로 각각 1, 2위를 차지해 11월3일 본선에 진출했다. 캘리포니아의 상위 2명 본선 진출제에 따라 민주당 후보 없이 공화당 현역 의원끼리 최종 승부를 벌이게 됐다.
한인 영 김, 30년 중진과 정면 승부
김 의원에게는 만만치 않은 선거다. 1992년 처음 연방하원에 입성한 캘버트는 30년 넘게 의석을 지켜온 공화당 중진이다. 새 선거구에서도 캘버트가 대표해온 지역의 비중이 김 의원의 기존 지역보다 크다.
2020년 처음 연방하원에 당선된 김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캘버트의 장기 재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김 의원은 자신을 재정 보수주의를 지지하는 공화당원으로 내세우면서도 이민과 사회 문제에서는 상대적으로 온건한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 수혜자들에게 시민권 취득 경로를 마련하는 방안도 지지하고 있다.
반면 캘버트는 30년 넘는 의정활동을 통해 지역구에 수십억 달러의 연방 예산을 확보한 성과를 강조한다. 감세와 정부 지출 축소 등 보수적 경제정책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MAGA 대 MAGA’…트럼프 충성 경쟁에서 거리 두기까지
이번 선거의 또 다른 특징은 두 후보 모두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치적 관계를 강조해 왔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예비선거 당시 자신을 ‘트럼프 공화당원(Trump Republican)’으로 규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에 대한 지지를 적극적으로 부각했다.
캘버트 역시 강경한 친트럼프 성향을 내세웠다. 선거 과정에서는 김 의원의 과거 트럼프 비판 전력을 문제 삼으며 자신이 더 일관된 보수주의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두 후보의 선거 전략은 본선을 앞두고 달라지고 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김 의원은 선거운동 홈페이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했던 문구를 삭제하고 생활비 부담 완화와 중산층 지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캘버트 역시 일부 선거 메시지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중을 줄였지만, 선거운동 영상에서는 여전히 트럼프와의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서는 미국인의 68%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긍정 평가는 30%에 그쳤다.
특히 이란과의 전쟁 장기화와 휘발유·식료품 가격 상승 등 생활비 부담이 선거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공화당 후보들 사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선거운동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영 김, 생활비·중산층 공략…캘버트는 보수층 결집
김 의원은 최근 생활비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유권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김 의원은 선거운동 홈페이지에서 일하는 가정들이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휘발유와 식료품, 공공요금 부담을 낮추고 가계 경제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캘버트는 감세와 재정 보수주의, 장기간의 의정 경험을 내세우며 공화당 보수층을 공략하고 있다.
결국 이번 선거는 같은 공화당 소속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 온 두 현역 의원이 서로 다른 정치적 경력과 선거 전략을 앞세워 맞붙는 구도다.
한인 영 김 의원이 지역 기반이 탄탄한 30년 중진 캘버트를 상대로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남가주 한인사회에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성철 기자>sungparkknews@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