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기름유출, 경보 울린지 3시간만에 늑장 대응
오렌지 카운티 헌팅턴비치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태가 심각해진 것은 관계자들의 대응 지연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AP통신은 6일 이번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조사관들에 따르면 주요 기름 유출에 대비한 사고는 송유관 내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에 의존한다. 갑자기 압력이 낮아질 경우 경보가 울리고 이 경우 송유관을 신속히 폐쇄하는 방식이다.
조사결과 지난 2일 오전 2시30분 해상 석유 시추 업체 엠플리파이 소유의 해저 송유관 압력 저하 경보가 울렸으나 해당 업체가 송유관을 폐쇄한 시간은 이날 오전 6시1분이다. 엠플리파이 측이 미국 해안경비대의 대응센터 측에 유출 사실을 통보하는데 3시간이 걸린 셈이다.
송유관 컨설턴트 겸 민간 사고조사관 리처드 커프리위츠는 “왜 이렇게 오래 걸렸는가라는 건 공정한 질문”이라며 “만약 의심이 있었다면 송유관을 폐쇄했어야 했는데 그런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커프리위츠와 다른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송유관 제어실 경보는 항상 기름 유출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센서 결함 신호나 펌프에 의한 갑작스런 압력 변화 등 수많은 요인에 의해 작동한다.
그러나 경보가 울린 뒤 무엇이 잘못됐는지 빠르게 확인하기 위한 즉각적인 후속 조치가 이어졌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엠플리파이는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물 속에서 광택이 나는 선박으로부터 보고를 받은 후 유출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밝혔다. 엠플리파이 최고경영자(CEO)인 마틴 윌셔는 “우리는 광택 보고서 이전에 누출이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발표된 엠플리파이 측 대응 일정 기록 문서에서도 연방 교통 관계자들은 제어실 경보와 송유관 폐쇄에 시차가 있다는 것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 발표로 앰플리파이의 발표는 사실과 달랐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송유관 파손 원인은 아직 조사 중이다. 초기 발견된 것은 선박 앵커(정착 장치)가 12.7㎜ 두께의 송유관을 찢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앞서 지난 2일 캘리포니아 남부 헌팅턴비치에서 약 8㎞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일어난 이번 사고로 최대 14만4000갤런(54만5100ℓ)의 기름이 유출됐다.
인근 해변은 주민들이 기름에서 나오는 유독 가스를 흡입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폐쇄됐으며 수백명의 사람들이 정화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유출로 인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공중 보건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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