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유전자 변형 돼지에서 자란 신장을 사람에게 ‘준’ 이식시켜 사람 콩팥처럼 기능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20일 미 뉴욕 타임스와 유에스에이 투데이가 보도했다.
인간에게 이식하기에 알맞은 장기를 갖도록 유전자가 인위적으로 변형된 돼지에서 콩팥을 구한 뒤 뇌사 상태에 빠져 인공호흡 상태인 환자의 다리 허벅지 혈관에 ‘부착’시켰다. 복부를 열고 사람 신장이 있을 곳에 옮겨 심는 본격 이식이 아닌 준 이식이었다.
그럼에도 사람 피가 돼지 신장에 들어간 즉시 오줌이 생성되고 신장 기능의 상징인 노폐물 크레아틴이 만들어졌다. 세계 최초인 이 수술을 실행한 뉴욕 유니버시티 랜곤 이식센터의 로버트 몽고메리 소장은 “산 사람의 신장을 이식할 때와 같이 즉각적 반응이었다. 사망한 사람의 신장을 이식하면 수 일 내지 수 주가 지나서야 신장이 기능을 한다”고 말했다.
복부 내 정식 이식이 아닌 외부 부착이지만 사람 피와 변형 돼지 신장 간의 즉각적 순반응은 이 이종이식이 아무런 거부 작용 없이 통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신문은 해당 전문가들의 검증 및 의학지 정식 게재 전으로 미비한 사안이 많이 있지만 여러 전문가들이 인간 장기 이식에서 ‘돌파구를 뚫었고 큰 이정표를 세웠다”는 칭찬을 했다고 전했다.
미국에서만 신장을 비롯 심장, 폐, 간 이식을 원하지만 사망자 것이라도 구하지 못해 대기 리스트에 올라있는 사람 수가 10만 명이 넘는다. 특히 신장이 9만24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지난 1년 동안 미국서 신장 2만3401건을 포함 총 3만9717건의 장기 이식이 이뤄졌는데도 이런 상황인 것이다. 미국에서 신장 기능부전으로 이식 이전 단계인 투석을 해야만 하는 환자 수가 50만 명이 넘는데 이들은 이식 대기도 안 된다.
만약 인간 이식용 장기가 자라도록 유전자 변형된 돼지에서 나온 장기들이 준 이식의 외부 부착이 아닌 복부 내에 이식해서 오랜동안 기능한다면 건강과 장수에 신기원이 열린다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돼지를 유전자 변형하고 장기 적출을 위해 도축하는 과정이 윤리적으로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만 1년에 1억 마리의 돼지가 사람 음식용으로 도축되고 있다고 신문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