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9일 이재명 상임고문의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 출마를 놓고 수사를 피하기 위한 ‘방탄출마’란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방탄이라는 말은 절대 동의할 수가 없다”며 “잘못한 게 있어야 방탄을 하고 방패막이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오히려 방탄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이 상임고문을 죽이려고 했던 것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며 “자기들 계획대로 이뤄질 것 같지 않으니까 우리한테 자꾸 뒤집어 씌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위원장은 “경기 성남 분당갑에 안철수 후보가 출마선언을 했는데 이 상임고문이 계양으로 가니까 바로 이어서 출마선언을 했더라”라며 “오히려 안 후보가 (이 상임고문의) 눈치를 보다가 출마를 결심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 상임고문을 계양으로 출마시키는 것은 수도권의 약한 고리가 될 우려가 있는 인천 지역을 확실하게 부양시켜서 승기를 잡고 수도권의 승기를 충청권과 강원권으로까지 확산시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상임고문의 차출은 우리 당의 전략적 판단이다. 가장 전국적인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기폭제가 될 수 있는 지역을 선택해서 출마를 시킨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의 2라운드가 되는 것은 우리들에게 상당히 많은 의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이 상임고문이 지난 대선에서 내놓았던 어젠다가 대한민국 대전환인데 그것은 민생과 경제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 대통령, 일꾼 대통령을 만들어달라고 하는 것이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 상임고문은 윤 당선인과의 2라운드를 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선거를 권력 다툼이 아닌 누구에게 일꾼 자리를 맡기냐 하는 민생을 위한 선택으로 이슈를 전환시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6·1 지방선거 판세에 대해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대선 후 불과 3개월 만에 치러지는 선거인데 보통 ‘허니문’ 기간에 치러지는 선거는 대통령 당선인 쪽에 유리하다는 게 지금까지의 고정관념이었다”며 “그런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를 보면서 어쩌면 이 고정관념이 깨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승패 기준과 관련해서는 “어느 쪽에서 과반을 할 것이냐 또는 격전지가 되고 있는 경기지사 선거에서 어느 쪽이 이기느냐, 동시에 치러지는 보궐선거 승률은 어떻게 되느냐 등을 봐야 될 것”이라며 “저희는 경기도지사를 승리하는 것에 좀 더 집중을 하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과반 당선을 시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얘기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새 정부 출범 초기라는 야당에게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윤 당선인과 인수위의 갖가지 논란에 ‘이재명 효과’까지 더해짐으로써 17개 광역단체장 중 경기지사를 포함한 과반 승리도 기대해 볼만 하다는 기대감인 셈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과 관련해서는 “(국민의힘의) 검사 출신들이 머리만 좋아서 그런지 한 후보자는 별 문제가 없는데 우리 당이 다른 장관 후보자들을 낙마시키기 위해서 연계 전술을 피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다른 장관 후보자들과 연계할 필요도 없이 한덕수 자체가 부적격”이라고 잘라 말했다.
윤 위원장은 “그런데 마치 우리가 연계 전술을 편다는 식으로 국민을 상대로 심리전을 해서 한 후보자를 구하려고 하고 있다”며 “한 후보자가 명백히 부적격이라는 것은 청문회를 통해서 확인했고 지금까지 청문회를 거쳤거나 앞두고 있는 장관 후보자들을 철저하게 검증해서 부적격인 후보자들에 대해서는 부적격 의견으로 청문경과보고서를 정부로 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짤짤이’ 논란으로 불렸던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성 발언과 관련한 논란에는 “사실 확인이 좀 더 되면 거기에 따라서 당이 어떻게 조치할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원론적 입장을 취하면서도 “지금의 50대는 젠더 감수성에 대해서 일생 동안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세대”라고 586세대의 젠더 감수성 부족 문제를 거론했다.
윤 위원장은 “30~40년 전에 지금의 50대가 1020세대일 때는 굉장히 가부장적인 문화 속에서 살지 않았나. 그런데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성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도 도덕 기준이 굉장히 많이 바뀌었다”며 “그런 변화를 특히나 공직에서 활동하는 분들은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엊그제까지 친구들과 나누던 얘기가 공개적으로 얘기해사는 안 되는 얘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임기가 종료되는 문재인 정부의 지난 5년 성과로는 ▲안보 위기와 전쟁 불안을 걷어낸 5년 ▲코로나 위기에서 이뤄낸 방역 선진국 ▲다양한 K접두사를 만들어낼 정도로 높아진 국가 위상 등을 꼽았다.
반면 윤석열 정부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는 ▲용산 집무실 이전 과정에서 드러난 불통, 독선, 독단 ▲국민들의 보편적 도덕·능력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는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인선을 지적했다.
일각에서 윤석열 정부의 ‘문재인 정부 뒤집기’ 우려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지금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는데 있어 민주당이 지난 5년 동안 쌓아왔던 방향성을 계승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것을 과도하게 반대 방향으로 틀어보려고 하면 문제가 오히려 심각해질 수 있고 국가적인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