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상승에 따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항공권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또 다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편도 기준으로 최대 34만원 가까이 인상되면서 소비자가 내야 하는 항공권 총액도 오를 전망이다.
7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6월보다 3계단 상승한 22단계가 적용된다. 이로써 편도거리 기준 거리 비례별로 4만2900~33만9300원이 부과된다. 아시아나항공도 유류할증료가 최소 4만6900원부터 최대 26만7300원으로 결정됐다. 이달보다 6500월~3만7700원이 오른 셈이다.
22단계는 2016년 7월 유류할증료에 거리 비례구간제가 적용된 이후 가장 높은 단계다. 3월 10단계, 4월 14단계, 5월 17단계, 6월 19단계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 항공유의 갤런(1갤런=3.785L)당 평균값이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된다. 그 이하면 부과되지 않는다. 7월 국제선 유류할증료의 기준이 되는 5월16~6월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은 갤런당 364센트다. 국제항공운수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항공유 가격은 갤런당 407.47센트로 작년 동기 대비 124% 상승했다.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이달 1만7600원에서 1만9800원으로 인상된다.
유류할증료는 예약 당시를 기준으로 항공권 가격에 포함돼 계산된다. 아시아나항공 기준 오사카, 나고야, 삿포로 노선 유류할증료가 현재 5만9300원이지만 6월부터 6만9700원으로 오른다. 또 로스앤젤레스, 샌프라시스코, 뉴욕, 파리, 런던, 로마행 유류할증료는 22만9600원에서 26만7300원으로 인상된다.
일상회복으로 항공기 좌석 수요 증가세가 공급 증가세를 초과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급등한 상황이다. 여기에 유류할증료까지 역대 최대치를 이어가고 있어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소비자 항공료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실제로 인천~파리 왕복 항공권 가격은 코로나19 이전 2019년에는 150만~200만원이었는데 현재 350만원까지 올랐다. 이는 유류할증료를 제외한 항공운임이다.
고유가는 항공사들의 비용 지출도 크게 증가시킨다. 통상 연료비는 항공사 매출원가에서 약 30% 가량을 차지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연료비로 약 1조8000여억원을 지출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연료비는 약 8600억원이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유가가 지속되는 한 항공권 가격이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낮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