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로 프랑스·독일 등 유럽 주요국가들의 반응이 엇갈렸다고 주장했다. 프랑스는 침공 가능성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으며, 독일은 전쟁의 장기화보다 우크라이나의 조기 패배를 원했다고 비난했다.
22일 CNN에 따르면 존슨 전 총리는 지난 21일 포르투갈에서 진행된 CNN 포르투갈 리처드 퀘스트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후 이처럼 유럽 주요 3개국의 태도에 변화가 있었다고 폭로했다.
존슨 전 총리는 “유럽연합(EU) 국가들은 전쟁 발발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확고한 지원을 제공하겠다며 결집하고 있지만 러시아 침공 이전에는 보편적으로 그렇지 않았다. 각 나라마다 관점이 매우 달랐고 엄청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 이유로 접근한 독일의 관점은 “(어차피) 재앙이 벌어질 것이라면 우크라이나가 빨리 무너지는 것이 낫다는 것이었다”며 “나는 그것을 지지할 수 없었다. 그것은 형편없는 관점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들이(독일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이해할 수 있다”면서 “독일은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의존도를 빠르게 줄이려고 노력해 왔다”고 설명했다.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독일이 개전 초 경제적 관점에서 우크라이나의 패배로 전쟁이 빨리 끝나기만을 바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존슨 전 총리는 또 “프랑스는 마지막 순간까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개전 보름 여를 앞둔 지난 2월8일 모스크바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만류하고도 결과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예상하지 못했다는 책임을 물어 에릭 비도 프랑스 군사정보국(DRM) 국장을 사실상 해임한 바 있다.
존슨 전 총리는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유럽 전역의 태도가 빠르게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프랑스·이탈리아와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등 모든 정상들은 푸틴 대통령과 협상할 수 없기 때문에 더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봤다. 그것이 핵심”이라며 “그 때부터 러시아의 반대편에 섰고 EU가 그 일을 훌륭하게 해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나는 그러한 EU의 행동에 경의를 표한다”며 “(침공 후) 그들은 단결했고, 대(對) 러시아 제재는 엄격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