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자동차 생산 침체로 인해 경제 회복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자동차 생산에 좌우되기 쉬운 일본의 경기 현상은 다른 견인차의 부재를 보여준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16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공급망 혼란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2022년 12월 생산은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평균을 16% 밑돌았다. 수출 대수도 코로나 이전보다 적어 경제 하방 효과가 2년 만에 총 5조7000억엔(약 54조5108억원)이라는 추산까지 나왔다고 한다.
일본 국내 자동차 산업은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된 2020년 행동 제한과 급격한 수요 감소로 생산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산업성이 정리하는 생산지수는 일시적으로 2019년 평균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졌다.
경제 활동의 회복으로 생산은 회복했지만, 2021년에는 동남아시아에서의 감염 확대로 부품 조달이 끊어졌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상하이의 도시가 봉쇄되는 등 필요한 부품이 조달되지 않기도 했다.
이에 일본 국내 공장은 부품 공급이 막힐 때마다 조업정지나 생산조정을 해야 했다. 2022년 12월 생산을 코로나 전인 2019년 평균과 비교하면 자동차는 16% 줄었다. 반면 반도체 제조장치 등의 생산용 기계공업은 16%, 전자부품·다바이스공업은 2%씩 각각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광공업 생산 전체는 코로나 이전보다 5% 낮고, 이 중 절반 가까이가 자동차공업의 직접적인 하방 압력에 의한 것이라고 닛케이가 전했다.
자동차 산업의 수출 실적도 저조하다. 재무성의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2년 승용차 수출대수는 436만대로 540만대였던 2019년에 비해 100만 대 넘게 밑돌았다. 지난해 큰 폭의 엔저·달러 강세는 순풍이었지만 수익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자동차 산업은 저변이 넓어 감산과 수출 감소 영향이 크다. 다이이치생명(第一生命)경제연구소에 의하면, 자동차 생산의 침체로 2021년은 2조7000억엔(약 25조8290억원), 2022년은 3조엔(약 28조6899억원)으로 합계 5조7000억엔의 국내 총생산(GDP) 인하 효과가 있었다고 닛케이가 보도했다.
독일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자동차 생산 회복이 더디다. 미국은 지난해 3월 이후 코로나 이전 수준을 안정적으로 웃돌고 있다. 이토추(伊藤忠)종합연구소는 “미국 자동차 산업은 국내나 멕시코에서 부품 조달이 많아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기 어려웠다”며 “제조업체들은 달러 박스인 북미 시장 회복을 우선시하는 경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도요타자동차는 2022년 세계 신차 판매량이 1048만대로 거의 전년과 비슷했고, 독일 폭스바겐을 제치고 3년 연속 1위를 차지해, 일본 업체가 경쟁력을 떨어뜨렸다고는 단언할 수 없다고 닛케이가 보도했다.
2023년 1월 국내 신차 판매 대수(경차 포함)도 전년 동월 대비 16%증가한 38만2338대로 5개월 연속으로 전년 대비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도체 공급이 점차 개선되면서 업체들은 생산 회복을 서두르고 있다.
닛케이는 자동차 외에 다른 산업이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도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짚었다. 과거 주력 산업 중 하나였던 전자산업은 해외 업체에 밀려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생산 거점의 해외 이전과 사업 철수가 진행됐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을 2000년과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전기기기는 26%에서 17%로 떨어졌고, 자동차 관련은 18%에서 21%로 높아졌다. 제조업 출하액에서 자동차 관련 비중도 같은 기간 13%에서 19%로 상승했다.
대만 TSMC의 구마모토 진출 등으로 반도체 분야의 일본 국내 투자가 다시 활기를 띠고 있어, 국내 투자를 불러 일으키는 산업 육성이 재차 요구되고 있다고 닛케이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