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골프에 대해 “고(故) 김문기 전 개발1처장이 이 대표를 보좌하기 위해 직접 골프카트를 몰았다”고 발언했다. 김 전 처장을 성남시장 재직 시절 당시 “몰랐다”고 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17일 오후 유 전 본부장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고 있는 대장동 개발 사업 배임 혐의 재판에 출석하며 이 대표와의 호주 골프장 이용 당시 “2인 카트를 빌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골프) 카트가 언론에서 잘못 알고 계시는데 2인 카트”라며 “2대를 빌려서 하나는 제가 쓰고 하나는 이 대표를 보좌하기 위해 김 처장이 직접 몰았다”고 했다.
이어 “(호주 골프장은) 한국 같이 캐디가 없어 직접 친 공을 찾아야 한다”며 김 처장과 이 대표가 함께 같은 카트를 타고 골프장을 돌아다녔다는 취지로 말했다.
또 “공을 찾는 과정들을 하면서도 ‘김 팀장 거기 있어’ 이런 걸 다 얘기했었다”며 “(이날 재판에서) 눈도 안 마주쳤다는 납득할 수 없는 말씀 하시는 것 같은데 도무지 말하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오전 재판에서 이 대표 측은 “호주에서 이 대표와 김 처장이 같이 찍은 사진을 보면 두 사람이 단 한 번도 눈을 마주친 적이 없다”며 “당시 이 대표와 김 처장의 관계가 어땠는지 쉽게 알 수 있다”고 변론했는데, 이에 대한 지적으로 보인다.
유 전 본부장은 또 “우리 회사(성남도시개발공사) 팀장은 사실상 시청의 과장급”이라며 “우리 직원 중에서는 최고위직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대표에게 가서 직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도 아무 관계가 없다고 했지만 김씨와 밀접한 사람이 경기도 공무원에 들어가 있었다는 게 최근 밝혀지고 있다”며 “(이 대표가) 거짓말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선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방송사 인터뷰와 국정감사 등에서 대장동·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의혹에 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김 처장 등과 관련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고 봤다. 김 처장은 지난 2021년 12월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진행될 당시 극단적 선택을 한 상태로 발견되면서 이 대표와의 관계 등으로 논란이 된 인물이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한 방송에 출연해 김 처장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재직 때 몰랐고 하위 직원이었다. 알게 된 것은 경기지사가 됐을 때 기소된 다음”이라고 답했는데, 검찰은 이 발언이 당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본부장은 오는 31일 이 대표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김 처장과 이 대표가 서로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증언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재판을 마친 후 오후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던 중 “유동규씨가 골프 카트를 김 전 처장이 직접 몰아줬다고 했는데 기억이 안 나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