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은 29일(현지시간) 러시아를 칭송하는 듯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최근 발언과 관련, “제국주의적인 논리를 미화할 의도는 없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마테오 브루니 교황청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교황은 청년들이 러시아의 위대한 문화적, 정신적 유산의 긍정적인 부분을 보존하고 증진하도록 격려하려던 것이었다”면서 “제국주의적 논리와 정부 인사들을 미화하려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려던 게 아니었단 해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10차 전(全)러시아가톨릭청년총회에 보낸 영상에서 ‘위대한 러시아, 차르의 후예들’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다.
교황은 연설 말미에 “여러분의 유산을 결코 잊지 말라. 여러분은 위대한 러시아의 후손들”이라면서 “성인과 통치자들의 위대한 러시아, 표트르 1세와 예카테리나 2세의 위대한 러시아, 교육 받고 위대한 문화와 위대한 인류의 제국, 이 유산을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다. 사전에 배포된 연설문엔 없던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려는 러시아의 선전과 맞닿아 있다”고 반발했다.
올레그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사실상 러시아가 오랫동안 침략 명분으로 삼아온 러시아 대제국 사상을 교황이 알든 모르든 그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스뱌토슬라우 셰추크 우크라이나 정교회 대주교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평화 교리에 배치되는 이 발언에 대해 “고통”과 “실망”을 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러·우 전쟁 초기 러시아를 강하게 비판하지 않았지만, 전쟁이 길어지면서 “도덕적으로 부당한 전쟁”이라고 비판했다. 또 마테오 주피 이탈리아 추기경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에 평화 특사로 파견했고, 중국에 역할을 요청하기 위해 베이징에도 보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