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6월에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물가 압력이 꾸준히 냉각되고 있다는 증거를 뒷받침했다. 연준이 9월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미 상무부는 26일 6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대비 2.6%에서 2.5%로 낮아졌다고 밝혔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1%에 그쳐 5월과 같았다.
변동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2% 상승, 5월 0.1%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지난해 6월과 변동이 없는 2.6% 상승이었다.
다우존스 추정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CNBC에 따르면 상품 물가는 전월 대비 0.2% 하락한 반면, 서비스 물가는 0.2% 올랐다. 주택 관련 물가는 0.3% 상승했다. 최근 3개월간 0.4% 상승에서 약간 둔화된 수치다.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작은 월간 상승폭이기도 하다.
개인 소득은 예상치인 0.4%보다 낮은 0.2% 증가에 그쳤다. 지출은 0.3% 증가해 전망치에 부합했다. 지출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저축률은 3.4%로 감소, 2022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6월 美 물가 상승 2.5%↑…9월 금리인하 기대감 커져(종합)
이번 발표는 전체적으로는 2년 전 정점을 찍었던 40년 만의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거의 끝나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지속 가능하게 회복되고 있다는 자신감을 강화시켰다고 말했다.
여전히 견조한 고용시장과 더불어 금리 인하와 인플레이션 약세는 경제에 대한 미국인들의 평가를 밝게 하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레이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첫 금리 인하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 해군연방신용조합의 로버트 프릭 기업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발표를 요약하면 ‘충분하다’이다”라며 “지출은 경기 확장을 유지하기에 충분하고, 소득은 지출을 유지하기에 충분하다. PCE 인플레이션 수준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쉽게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모건스탠리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트레이딩 및 투자 담당 상무이사는 “전반적으로 연준에게 좋은 한 주였다. 경제는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PCE 물가상승률은 기본적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9월 회의 전까지 경제 상황이 바뀔 시간은 충분하지만, 지표는 연준의 방향대로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상무부 발표 이후 성명을 내 “이번 보고서는 인플레이션과 싸움에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해리스 부통령과 내가 추구하는 과제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 속 다시 강해져 노동자 가정을 위해 일할 수 있게 도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공화당 의원들은 모든 수입품에 관세 부과, 초부유층에 대한 대규모 감세 등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며 “그들이 특혜를 위해 싸우는 동안 부통령과 난 중산층 재건을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 정부는 전날 미국 경제가 2분기 연 2.8%의 건강한 성장률을 보이며 소비자와 기업들의 지출이 견실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1분기의 연평균 1.4% 성장의 2배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