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계획을 실행에 옮길 경우 캐나다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준비하고 있다고 CNN이 10일 보도했다.
캐나다 당국자들은 미국이 캐나다에 수출하는 수십 개의 미국 제품 목록을 작성하고 있으며,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입히는 품목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두 소식통이 CNN에 말했다.
캐나다가 관세를 부과할 품목 목록에는 도자기 제품, 강철 제품, 가구, 버번 위스키와 잭 대니얼스 위스키와 같은 특정 알코올 음료, 오렌지 주스, 반려동물 사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에너지 수출도 목록에 포함돼 있으며, 마지막 수단으로 캐나다는 자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에너지 제품에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10일 오타와에서 보복 관세 목록을 논의하기 위한 내각 회의 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졸리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할 때 우리는 경청하고 그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트럼프 당선인이 캐나다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결과가 따를 것이고 캐나다는 ‘레버리지(지렛대)’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보복관세 준비는 관세 인상이 궁극적으로 전 세계 여러 소비재의 가격을 인상하는 무역 전쟁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CNN이 짚었다.
일각에선 캐나다 정부의 보복관세 ‘맞불’을 놓고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 캐나다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골디 하이더 캐나다경제인협회 회장은 CNN에 캐나다 최고 CEO를 포함한 그의 회원들이 최근에야 정부와 협의를 했으며 보복 관세에 대한 의견을 요청받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더 회장은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지 신중하게 표현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그들의 관세를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말했고, 다른 사람들은 그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우리가 더 온건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고, 또 다른 이들은 우리가 ‘큰 폭으로’ 대응하고 강력한 힘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하이더 회장은 캐나다 기업 리더들이 거의 1년 동안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를 준비해 왔지만, 각 전략의 의미는 아직 분석 중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가 국경을 넘는 불법 마약 유입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지 않는 한, 취임 첫날 캐나다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는 캐나다가 미국 관세의 고통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국에 ’51번째 주(州)’로 편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6일 트루스소셜에 올린 게시물에서 “캐나다가 미국과 합병하면 관세가 없고 세금이 크게 낮아지며 끊임없이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 선박의 위협으로부터 완벽하게 안전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는 미국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다. 미국은 2023년에 목재와 시멘트에서 자동차와 광물에 이르기까지 4190억달러 상당의 캐나다 제품을 수입했다. 캐나다는 또한 미국에 외국산 석유를 가장 많이 공급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7일 기자회견에서 캐나다와의 합병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경제적 힘”을 사용하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으며 미국은 캐나다에서 만든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들은 군대가 매우 작다. 그들은 우리 군대에 의존하고 있다. 괜찮지만, 그들은 그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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