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4위 기업인 대만의 UMC가 삼성전자와 TSMC가 경쟁 중인 첨단 6나노 공정에 진출할 전망이다.
UMC를 비롯해 중국의 SMIC 등 파운드리 중위권 기업들은 그 동안 40나노 수준의 성숙(구식) 공정에 주력했지만 최근 들어 빠르게 첨단 미세공정으로 전환하고 있다.
2위 삼성전자로서는 1위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중위권 기업들의 첨단 공정 분야 위협까지 겹치며 파운드리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4위이자 대만 2위 파운드리 기업인 UMC는 6나노 공정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막대한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미국의 인텔과 협력하며 6나노 공정을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UMC는 6나노 공정을 활용해 인공지능(AI) 칩, 차량용 칩 등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첨단 공정에 필수적인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도 활용할 전망이다. 6나노 양산을 달성한 곳은 삼성전자와 TSMC가 대표적이다.
그 동안 UMC는 40나노의 성숙 공정에 집중했지만 최근 첨단 공정으로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인텔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서 12나노 공정 개발을 위해 협업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27년부터 생산에 들어간다는 로드맵도 내놓았다.
UMC는 지난 4월 싱가포르에 신공장을 완공했는데, 이곳에서는 22~28나노 반도체를 시험 생산하기 시작했다.
파운드리 공정은 나노 단위가 줄어들수록 회로 선폭이 좁아져 더 작고 성능이 좋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 통상 7나노 이하를 첨단 공정으로 평가한다.
파운드리 시장 3위 기업인 중국 SMIC의 첨단 공정 개발 속도는 더욱 뚜렷하다.
SMIC는 당초 28나노 성숙 공정을 주로 가동했지만, 최근 7나노에 이어 5나노 칩까지 내놓고 있다. 중국 화웨이가 지난 5월 출시한 노트북에 SMIC의 7나노 칩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화웨이 제품 탑재를 목표로 3나노 공정도 개발한다.
SMIC는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로 EUV 노광장비를 쓸 수 없지만 기존의 구형 심자외선(DUV) 장비만을 활용해 첨단 공정 개발에 점차 성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이 삼성전자보다 공정 기술력이 떨어졌던 파운드리 중위권 기업들이 빠르게 첨단 공장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첨단 공정 개발을 완료하고 공정 안정화까지 이룬다면, 7나노 이하 첨단 공정에 주력 중인 삼성전자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삼성전자와 이들 기업 간 점유율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3위 SMIC의 점유율은 지난해 4분기 5.5%에서 6.0%로 상승했다. UMC는 4.7%의 점유율을 유지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8.1%에서 7.7%로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SMIC 및 UMC 간 점유율 격차는 각각 1.7%포인트, 3%포인트로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중위권 기업에 순위 역전을 당하면 단순한 순위 변동이 아닌, 고객 신뢰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설계와 생산, 고객 맞춤 서비스 등 공정 전반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