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기반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진영에서 내분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패트리어트 미사일 추가 지원 결정을 내리자, 열성 지지자들 사이에서 강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패트리어트 미사일 1개 포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기존 바이든 행정부 정책을 사실상 계승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대해 마가 지지층의 온라인 플랫폼과 보수 성향 미디어에서는 “트럼프가 워싱턴 기득권층에 흡수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인이 책임질 일이 아니다”는 격렬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마가 유튜브 채널 ‘레드레전드’의 진행자는 “우리는 트럼프가 반전(反戰)의 상징이라고 믿었는데, 지금 하는 일은 바이든과 다를 게 없다”며 강한 배신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핵심 지지자이자 마가 연합 공동창립자인 랜디 타일러 하원의원(공화·애리조나)도 트위터에서 “우크라에 또 다시 미사일을 보내는 건 ‘미국 우선’이 아니다”며 “트럼프가 진짜 우리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국경이 무너지고, 마약과 범죄가 넘치는데 왜 키이우를 먼저 챙기는가?”라고 덧붙였다.
조지아주의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역시 “국방예산은 미국인을 위해 써야 한다”며 “트럼프가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팟캐스트, 유튜브 생방송 등에서는 “러-우 전쟁은 우리의 전쟁이 아니다(Not our war)”라는 해시태그와 발언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일부 마가 지지자들은 트럼프를 향해 “우리는 유럽 전쟁에 세금도 피도 줄 생각 없다. 미국은 지금 병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지원 이슈는 마가 진영 내 ‘배신감’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부로는 단일대오를 유지하던 마가 세력이, 내부적으로는 핵심 외교안보 정책을 둘러싸고 균열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마가 진영의 분열이 공화당 전체에 파급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마가는 한 팀’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지금으로선 공허하게 울리고 있다. 지지층의 핵심이었던 마가 진영 내부에서조차 “트럼프가 변했다”는 말이 터져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