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에서 동성애 감정을 없애야 한다며 퇴마 의식을 받은 영국인 남성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후 교회를 상대로 수천만 원 상당의 배상금을 받아낸 사건이 전해졌다.
1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인 남성 동성애자 매튜 드래퍼(37)는 지난 2014년 영국 셰필드에 있는 세인트 토마스 교회에서 자원 봉사를 하던 중 당시 교회의 기도 지도자였던 부부로부터 성적 부도덕성으로 인해 몸에 악마가 깃들었다는 말을 들었다.
부부는 드래퍼에게 동성애 감정을 없애고 악마를 몰아내기 위해 ‘퇴마 의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후 이들은 의식을 진행했고, 부부는 동성애의 원인이 미디어라고 지적하며 “대중 매체를 더 이상 접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드래퍼는 “마치 공포 영화에 나오는 장면 같았다. 퇴마 의식 이후 공허함과 우울증을 겪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누군가가 내 위에 서서 ‘악마가 빠져나가는 게 보인다’라고 말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나처럼 교회에서 오래 활동했으면 그런 말을 쉽게 믿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퇴마 의식 후 드래퍼는 기독교 신앙을 잃었고 2016년 교회를 떠났다고 한다.
3년 뒤 그는 세인트 토마스 교회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교회는 “문제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라며 부인했다.
드래퍼는 항의를 이어갔고, 결국 교회 측은 2021년 자선단체 ‘바나도스’에 사건 조사를 의뢰했다.
바나도스는 조사 후 “드래퍼의 주장에는 확실한 근거가 있으며, 당시 퇴마 의식은 그의 성적 정체성을 바꾸려는 의도로 행해졌다”라고 지난해 발표했다.
해당 발표 뒤 드래퍼는 교회 측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진행했고, 교회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의 배상금을 받았다.
세인트 토마스 교회는 “조사 결과를 인정하고 8년 전 우리 교회의 일원이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라고 전했다.
K-News LA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