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 부장관, 트럼프 사면 권한있는 엡스타인 관련 수감자 면담 시도
하원의장, 휴회 앞당겨 관련 표결 이뤄지지 못하게 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에 대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연방 정부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CNN이 22일 분석했다.
법무부와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이 트럼프의 개인적 정치적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로 공공연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된 파일 공개를 거부한 것에 대한 질문을 받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반역적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비난하며 방향을 돌렸다.
이는 지난주 DNI 툴시 개버드 국장이 공개한 러시아의 2016년 선거 개입에 대한 발표를 근거로 한 것이다.
새롭게 기밀 해제된 문서가 포함된 개버드 국장의 메모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러시아가 트럼프를 돕기 위해 2016년 대선에 개입했다는 내용을 조작해 ‘반역적 음모’를 꾸몄다고 주장했다.
개버드는 선거 기계를 해킹하는 데 성공하지 못해 러시아는 선거에 개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바마가 모든 사건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CNN은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이 엡스타인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 데 이어 트럼프를 보호하기 위해 다시 한 번 활동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토드 블랜치 부장관이 22일 엡스타인과 수년간 미성년 소녀들을 성적으로 유인하고 학대하는 계획을 실행한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고 연방 교도소에 수감된 기슬레인 맥스웰을 만날 것이라고 한 것을 지목한 것이다.
블랜치 부장관은 그녀가 알고 있지만 아직 말하지 않은 내용을 질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CNN은 맥스웰의 감형이나 사면을 통한 석방 권한이 있는 대통령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증언을 할 분명한 동기가 있는 죄수와 블랜치 부장관이 만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뉴욕대 법학과 라이언 굿먼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그녀가 거짓 증언을 할 것이라고 생각할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녀는 거짓 증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75세까지 감옥에서 지내야 한다. 백악관이 듣고 싶어 하는 증언을 한다면 석방될 수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와 엡스타인의 관계가 새로 밝혀지면서 대통령이 논란을 종식시키려는 시도가 실패했음을 더욱 부각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된 표결도 9월까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름 휴회를 앞당겨 23일부터 의회 문을 닫았다.
CNN의 KFile은 22일 엡스타인이 1993년 트럼프와 두 번째 부인 말라 메이플스의 결혼식에 참석했음을 보여주는 사진들을 공개했다.
CNN은 트럼프가 격노하면서 자신의 관련성을 부인하려고 하는 것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광적인 사고방식을 다시 한번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일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팬들이 트럼프가 대선 기간 약속했던 엡스타인 관련 파일을 공개하지 않은 데 분노하면서 시작됐다.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는 엡스타인이 유명 고객 목록을 남겼다는 음모론이나 2019년에 자살한 것이 아니라 감옥에서 살해당했다는 음모론의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CNN은 불과 2주 전 FBI와 법무부는 메모에서 “기소되지 않은 제3자에 대한 수사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히는 등 법무부가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