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브가 거실 TV까지 장악했다. 유튜브를 시청하는 방식이 모바일에 국한되지 않고 대형 화면인 TV로도 확장되면서 유료방송을 비롯한 전통 실시간 방송 매체들의 입지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모양새다.
16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미국 TV 시청률 1위는 지난 6월 기준 유튜브로 12.8% 비중을 차지했다. 단일 회사 기준 가장 높은 점유율이다.
그 다음 넷플릭스(8.3%), 디즈니(4.8%), 프라임비디오(3.6%), 로쿠채널(2.5%) 등이 뒤따랐다.
케이블 등 위축되는 전통 미디어…’코드커팅’ 현상 전세계적 확산
TV 점유율 추세를 봤을 때 같은 기간 스트리밍 점유율은 46.0%로 꾸준히 증가세다. 전년 동월(40.3%) 대비 5.7%포인트 늘어났다.
반면 케이블(23.4%), 방송(18.5%) 등 전통 미디어는 위축되고 있다. 전년 동월 점유율(27.2%, 20.5%)보다 각 3.8%, 2.0%포인트 줄어들었다.
수치에서 볼 수 있듯 유료방송 해지 후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코드커팅’ 현상은 전세계적인 추세다. 국내에서도 유료방송 시청자들이 가입을 해지하는 비율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난해 하반기 유료방송 가입자 및 시장점유율’ 발표에 따르면 유료방송 가입자수는 3636만명으로 직전 반기 대비 2만명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수가 첫 감소한 이후 감소세가 이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종합유선방송(SO)과 위성방송 가입자수가 전반기 대비 각 1.12%, 1.48% 줄어 이같은 흐름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선호 현상이 강화된 데는 숏폼뿐만 아니라 몰입형 장편 영상, 교육·게임·스포츠 등 콘텐츠 종류가 다양하다는 점이 거론된다.
또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볼 수 있고, 단순히 혼자 보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과 함께 즐기고 소통할 수 있는 점도 차별화 요소다. 이는 상대적으로 규제가 많은 유료방송의 약점이기도 하다.

삼성·LG 등 TV 제조사는 광고 기반 ‘FAST’로 새로운 수익원 창출 시도
이런 상황에서 TV 제조사들은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TV(FAST)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중국 TV 제조사들의 저가 공세 속 TV 가치를 지키면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시도다.
삼성전자는 삼성 TV 플러스를, LG전자는 LG 채널을 통해 FAST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다만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반응이 더 좋은 편이다.
KT 스튜디오지니는 예전 같지 않은 주문형 비디오(VOD)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최근 삼성 TV 플러스에 12개 신규 채널을 오픈했다. 국내 드라마 채널 10개와 해외 영화·드라마 채널 2개를 확보해 자사 오리지널 지식재산권(IP)을 FAST 채널로 유통하는 전략이다.
정부도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발맞춰 K-FAST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최근 AI 더빙 특화 K-FAST 확산 지원 사업에 8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글로벌 FAST 시장은 2027년 120억달러(약 17조원), 이용자수 11억명 성장이 전망된다.
유튜브 ‘새로운 TV’ 표방…대형 화면에 최적화된 광고 확장
시청 형태 변화 속 유튜브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TV를 표방하고 있다.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유튜브에 따르면 시청자들은 매일 평균 10억 시간 이상의 유튜브 콘텐츠를 TV로 시청하고 있다.
닐 모한 유튜브 CEO는 지난 2월 연례 서한을 통해 “사람들이 유튜브를 컴퓨터나 휴대폰으로만 시청하는 게 아니다”라며 “TV는 모바일을 넘어섰고, 이제 미국에서 유튜브 시청의 주요 기기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로운 TV인 유튜브는 이전 TV와는 다르다”며 “상호작용하며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포츠, 시트콤 외에도 쇼츠, 팟케스트, 실시간 스트리밍 등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대형 스크린용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유튜브는 최고의 유튜브 콘텐츠를 TV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특히 TV에서 시청하는 영상과 스마트폰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세컨드 스크린 기능을 통해 댓글을 남기거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크리에이터가 경기 및 이벤트에 대한 실시간 해설과 반응을 제공하는 ‘함께 보기’라는 새로운 기능도 실험하고 있다”며 “지난해 미 미식축구리그(NFL)에 이어 올해는 다른 스포츠와 콘텐츠 유형에서도 실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커넥티드 TV 부문의 성장은 유튜브가 새로운 광고주를 유치하는 데도 유리하다. 커넥티드 TV란 스마트TV 등 인터넷에 연결된 TV 또는 스트리밍 기기를 말한다. 유튜브는 QR 코드와 일시정지 광고처럼 대형 화면에 효과적인 광고 포맷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K-News 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