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마파크 업계는 올여름 전반적인 지출 감소를 겪었으며, 중산층 및 저소득 가정의 소비가 줄어든 반면, 고소득층 방문객들은 디즈니와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은 고가 리조트에 더 많은 돈을 쓰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컨슈머 엣지에 따르면, 2025년 여름 미국 테마파크 전반의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약 5% 감소했다. 이 하락은 연소득 10만 달러 미만의 방문객들이 인플레이션과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지출을 줄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씨월드와 부시가든스를 운영하는 유나이티드 파크스 앤 리조트는 방문객 지출이 4% 감소했고, 식스 플래그는 7월에만 8%의 하락을 기록했다고 블룸버그 세컨드 메저는 전했다.
반면, 업계 최고가 리조트들에선 지출이 크게 증가했다. 디즈니 파크에서는 평균 8%의 지출 증가가 있었고, 유니버설 파크는 특히 5월 유니버설 올랜도의 신작 ‘에픽 유니버스’ 개장 효과로 월평균 약 22%의 상승률을 보였다.
국제 테마파크 서비스 대표 데니스 스피겔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는 업계 전반에 걸쳐 정체 혹은 하락세의 부진한 해”라고 평하며, 날씨와 경기 불확실성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2025년을 “할인의 해”라고 표현하며, 시즌권 판매 부진과 신중해진 소비 성향을 언급했다.
이러한 소비 양극화는 테마파크뿐 아니라 여행 업계 전반에서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항공사와 호텔들 역시 저가 상품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고 고급 서비스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컨슈머 엣지의 마이클 건더 인사이트 책임자는 “자산 가치 상승과 재정에 대한 자신감으로 고소득층의 지출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디즈니 내부에서는 중산층 가정에게 디즈니 테마파크가 점점 ‘너무 비싼 곳’이 되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올해 초 제기된 바 있다.
한편, 플로리다 테마파크 시장은 여전히 디즈니와 유니버설 간의 경쟁 구도로 움직이고 있으며, 양측 모두 신규 어트랙션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티켓 가격 상승을 상쇄하고 있다.
7억 달러가 투입된 유니버설의 ‘에픽 유니버스’는 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테마파크 인사이더의 로버트 나일스는 평가했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미국 테마파크 산업은 총 34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는 다가오는 핼러윈 시즌을 통해 부진했던 여름 성적을 만회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박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