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쾌변과 장수(長壽)의 비밀: 식이섬유의 놀라운 힘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 속에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건강을 지키는 중요한 영양소가 숨어 있다.
바로 식이섬유이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무기질, 물에 이은 ‘제7의 영양소’로 불리는 식이섬유는 우리 몸이 소화 효소로 분해할 수 없는 식물성 물질이다. 소화되지 않은 채 몸속을 여행하며 놀라운 건강 효과를 선사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는 미국인들의 암과 만성질환 위험 감소를 위하여 채소와 과일을 골고루 섭취하자는 ‘Five A Day’ 캠페인을 진행했다. 빨강, 노랑, 초록, 검정, 흰색 등 다섯가지 색깔 음식을 매일 먹자는 내용이었는데 쉽고 꾸준한 캠페인으로 시민들에게 좋을 호응을 얻었고, 덴마크, 프랑스, 헝가리 등 유럽국가에도 영향을 주었다.
세계보건기구는 하루에 400그램 이상의 채소와 과일 섭취를 권장했다. 채소와 과일에 들어 있는, 암과 만성질환의 위험을 낮추어주는 좋은 탄수화물은 바로 ‘식이섬유’이다.
식이섬유는 탄수화물 중 다당류에 속하며 쌀에 있는 전분과는 포도당 결합 방법이 다른데, 인체에는 이 결합을 끊어내는 소화효소가 없어 소화되지 않는다. 따라서 과거에는 식이섬유를 대변으로 버려지는 영양가 없는 물질이라고 여겼다.
식이섬유, 단순한 섬유가 아니다
많은 사람이 식이섬유를 변비 예방에만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 역할은 훨씬 더 광범위하다. 식이섬유는 물에 녹는 성질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수용성(水溶性) 식이섬유: 물에 녹아 젤처럼 부드러워지는 성질을 가진다. 대표적으로 펙틴, 검(gum), 베타글루칸 등이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장 건강을 돕고, 콜레스테롤과 혈당 조절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오트밀, 보리, 사과, 감귤류, 해조류 등에 풍부하다.
불용성(不溶性) 식이섬유: 물에 녹지 않고 스펀지처럼 수분을 흡수하여 부피를 키운다.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리그닌 등이 여기에 속한다. 불용성 식이섬유는 장의 연동 운동을 촉진하고 변의 부피를 늘려 변비를 예방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채소의 줄기, 현미, 통곡물, 콩류, 견과류 등에 많이 들어있다.

우리 몸을 건강하게 하는 식이섬유의 5가지 효능
변비 예방 및 장 건강 증진: 불용성 식이섬유는 대변의 양을 늘리고 부드럽게 하여 장 통과 시간을 단축시킨다. 이는 변비를 해소하고, 대장암과 같은 질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수용성 식이섬유는 장내 유익균의 먹이가 되어 유익균 증식을 돕고,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만든다.
혈당 조절: 수용성 식이섬유는 음식물의 소화 흡수 속도를 늦춰 혈당이 급격하게 오르는 것을 막아준다. 이는 당뇨병 환자에게 특히 중요하며,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체중 관리: 식이섬유는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 음식 섭취량을 자연스럽게 줄여준다. 또한, 섭취한 음식의 칼로리를 줄여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매우 효과적이다.
콜레스테롤 감소: 수용성 식이섬유는 담즙산과 결합하여 체외로 배출된다. 담즙산은 콜레스테롤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기여한다.
피부 미용: 장이 건강해지면 노폐물이 잘 배출되어 피부 트러블이 줄어들고, 혈색이 맑아지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식이섬유, 어떻게 섭취해야 할까?
방금 수확한 어린 당근은 펙틴(수용성 식이섬유)이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리그닌(불용성 식이섬유)이 늘어나서 수분이 줄고 단단해진다. 따라서 당근은 구매하면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다. 옥수수는 저장할수록 당분이 전분으로 변하여 단맛이 감소한다. 옥수수를 파는 분들이 집에 가서 바로 쪄 먹는 게 좋다고 조언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복숭아, 바나나는 보관할수록 펙틴 함량이 늘어나서 더 부드럽고 맛있다. 딱딱한 복숭아, 단단한 바나나가 더 맛있다는 분도 있겠지만 전문가의 조언은 새겨듣되 맛있게 먹는다면 그만큼 건강에 좋은 게 더 있을까? 맛있는 식품을 즐기며 산다는 것만큼 행복한 것이 없으니
기호에 맞게 드시길 바란다.
어떻게 먹을까?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보건복지부, 2020)에 따르면 하루에 성인을 기준으로 20~30g을 충분히 섭취하도록 권장한다. 간단하게 정리하자면 채소 70g을 나물 한 접시라고 했을 때 어린이는 하루에 5접시, 성인은 8접시를 반찬으로 먹는 것을 권한다. 과일은 간식으로 하루에 1~2회 한 주먹만큼 챙겨 먹으면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가 가능할 것이다
식이섬유를 식이섬유 음료로 섭취하면 어떨지 물어보기도 하는데, 당연히 채소, 과일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채소, 과일에는 파이토케미컬도 들어 있어 사람에게 유용한 성분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현대인의 식단은 육류와 정제된 탄수화물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식이섬유 섭취량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하루 권장 섭취량은 성인 기준 약 20~25g이지만, 실제로 이만큼을 섭취하는 사람은 드물다.
식이섬유 섭취량을 늘리기 위해 다음과 같은 식습관이 필요하다.
흰쌀밥 대신 현미밥: 백미 대신 현미, 보리, 잡곡 등을 섞어 밥을 짓는 것만으로도 식이섬유 섭취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과일은 껍질째: 사과, 배, 포도 등 껍질째 먹을 수 있는 과일은 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는 것이 좋다. 껍질에 식이섬유가 풍부하게 들어있기 때문이다.
채소는 매 끼니마다: 다양한 채소를 섭취하고, 생채소 샐러드나 쌈 채소를 식탁에 올리는 습관을 들인다.
콩, 해조류, 버섯 섭취: 콩, 미역, 다시마, 버섯 등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대표적인 식재료이다. 국이나 반찬으로 꾸준히 섭취하면 좋다.
장 건강에도 도움을 주는 식이섬유
식이섬유는 프리바이오틱스(유산균의 먹이) 기능도 한다. 대장속에 살고 있는 유익한 균들은 잡곡, 채소, 과일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를 먹고 증식하는데, 식이섬유가 부족하면 장점막을 먹이로 삼아 장건강을 해친다는 연구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식이섬유를 식이섬유 음료로 섭취하면 어떨지 물어보기도 하는데, 당연히 채소, 과일로 먹는 것을 추천한다. 채소, 과일에는 파이토케미컬도 들어 있어 사람에게 유용한 성분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식물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생리활성물질을 만들어내며 색깔, 맛, 향 등을 이용하여 방어하도록 진화했다. 그런데 이 다양한 색깔이 사람에게 항암, 만성질환 예방, 항노화 등 좋은 역할을 하니 채소와 과일로 오늘도 맛있고 즐거운 일상을 시작해보자.
Jason Daesan Oh, Ph.D., L.Ac